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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칸트전집' 나온다

한길사 "2019년까지 16권 완간"





오늘날에도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사상을 집대성한 ‘칸트전집’이 국내에서 최초로 출간된다. 구한말 서양철학을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 석정 이정직이 1905년 ‘강씨(칸트)철학설대약’을 펴낸 지 110년 만이다.

한길사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칸트전집’을 오는 2019년까지 총 16권으로 완간할 예정”이라며 “그중 제 2권 ‘비판기 이전 저작Ⅱ(1755~1763)’, 제5권 ‘학문으로 등장할 수 있는 미래의 모든 형이상학을 위한 서설·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기초원리’ 제7권 ‘도덕형이상학’ 등 3권을 우선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칸트전집’은 우리나라 최초의 ‘칸트전집’일뿐만 아니라 칸트철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들이 모인 집단인 한국칸트학회가 책임지고 기획·번역한 ‘정본’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게 한길사의 설명이다. 또한 △초역 작품 수록 △기존 축적된 연구성과 반영 △높은 가독성 △번역용어 통일 △꼼꼼한 주석과 해제 작업이라는 5가지 목표를 설정해 기존 번역서와 차별화된 전문성은 물론 가독성까지 높였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칸트의 3대 비판서 등 주요 저서는 번역됐고, 가장 많이 알려진 ‘순수이성비판’의 경우는 16종이나 나와 있다. 그러나 비판기 이전의 대부분 저작과 서한집, 유작, 강의 등은 전혀 번역되지 않았다. 특히 5권인 ‘학문으로 등장할 수 있는 미래의 모든 형이상학을 위한 서설 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기초원리’는 국내에서 처음 번역됐다.

또 이번 전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transzendental’과 ‘a priori’라는 용어 등의 번역이다. 그동안 ‘transzendental’을 ‘선험적’ ‘초월적’ ‘선험론적’ ‘초월론적’ 등으로, ‘a priori’를 ‘선천적’ ‘선험적’으로 번역돼 혼란을 일으켰다. 간행사업단에서도 두 용어의 번역에 대해 수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두 차례의 학술대회를 거쳐 ‘a priori’로 ‘transzendental’은 ‘선험적으로’라고 번역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김재호 교수는 “‘a prior’라는 용어를 선천적으로 번역되서는 안 되는데, 그 이유는 ‘a priori’는 태어날 때부터 가진 인식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선천적’이라고 번역하면 곡해하는 것”이라며 “다른 대안으로 제안한 ‘선험적인’이라는 용어 역시 ‘a priori’의 의미를 일정 부분 축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험은 경험에 앞선 것이나 ‘a priori’는 경험과 무관하게 벌어지는 것”이라며 “‘transzendental’을 ‘선험적’으로 번역하면, ‘a priori’는 그냥 두자는 쪽으로 두자고 결론을 냈다”고 덧붙였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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