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가입된 기기 수가 700만 개를 넘어섰다. 휴대전화를 제외한 통신칩 장착 기기 수가 700만개를 넘어섰다는 의미로 와이파이 공유기 등을 이용한 IoT 기기까지 합치면 ‘IoT의 대중화’가 정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3월 0.001초의 반응 속도를 자랑하는 5G가 상용화되면 IoT 회선 수도 급증할 것으로 보여 이통사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전망이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IoT 회선은 708만 개로 10개월 만에 100만개 이상 늘었다. 전기나 가스 등 요금 탐지기 등에 활용되는 원격관제 회선 수가 254만개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차량관제(147만개), 웨어러블기기(115만개), 태블릿PC(82만개), 무선결제(76만개)순이었다. 관련 시장 규모는 이통사 차량관제 요금제(월 1만6,500만원)를 비롯해 웨어러블기기 요금제(월 1만1,000원), 원격관제 요금제(385~2,200원), 무선결제요금제(1만1,000원) 등의 현황을 감안하면 연 7,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연간 20조원 규모인 이동통신 부문 매출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연간 회선 수 증가율이 20%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내년 5G가 상용화되면 IoT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5G는 LTE 대비 단위 면적당 연결 가능한 IoT 기기가 100배 이상 늘어나며 0.001초라는 반응 속도를 바탕으로 드론을 통한 원격 관제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플랫폼 등 활용 폭이 넓다. LTE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원격관제 서비스가 5G에서는 보다 다양하게 상용화될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017670)을 비롯해 이통사 최고경영자(CEO) 들이 초기 5G 시장의 수익원을 기업대상거래(B2B) 모델에서 발굴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 또한 시장 확대에 호재다.
이통사들의 IoT 시장 공략 움직임은 건설사나 제조업체 등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더욱 빨라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한화테크윈과 IoT 기반의 CCTV 개발에 나서는 한편 경기도 화성시 등과 제휴를 맺고 IoT 서비스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KT(030200)는 에쓰 오일과 IoT 기반의 ‘미래형 주유소’ 플랫폼 개발은 물론 자체 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측정 장치 상용화에 나서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는 50여 개의 건설사와 제휴를 맺고 홈 IoT 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발 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통신사들은 5G에 기반한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서비스 보급이 활성화되면 관련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이통사의 IoT 시장 확대는 기존 수익 모델의 성장 정체와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에 따른 수익 악화 등과도 관련이 깊다. 실제 국내 이통사 매출은 LTE 가입자 포화 상태로 몇년 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보편요금제’ 도입 등으로 매출 뒷걸음질 우려까지 나온다. 반면 인공지능(AI) 스피커 보급으로 IoT 서비스 관련 수요가 늘어난데다 5G 서비스 상용화로 추가 수익 모델 발굴이 가능해지면서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가 내년 3월 상용화된다 하더라도 관련 스마트폰이 내년 하반기쯤 출시 예정이라는 점에서 기업고객 대상의 IoT 기반 사업 모델을 만들 수밖에 없다”며 “향후 원격 의료 등의 규제가 완화되고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경우 IoT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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