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5일 서울 마포구 창업허브에서 열린 크라우드펀딩협의회 발족 기념식에서 크라우드펀딩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크라우드펀딩의 역할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요청이 꾸준히 제기됐다”면서 “크라우드펀딩이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자금조달 시장으로서 역할을 더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제도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크라우드펀딩협의회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자립한 성공기업들과 중개업자들이 모인 기구로, 기업 간 소통과 투자자 보호 지원 등 역할을 한다.
우선 금융당국은 크라우드펀딩 발행인의 범위를 7년 이하 업력의 창업·벤처기업, 사회적 기업 등에서 중소기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사업보고서 제출대상인 법인과 금융·부동산 업종 등은 제외된다. 이어 발행한도를 현행 연간 7억원 이하에서 연간 15~20억원으로 늘린다. 강영수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현행 발행한도는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비해서 낮은 편”이라면서 “일반적인 후속투자의 규모가 12~15억원인데, 현행 발행한도는 창업 초기 이후 기업 성장 지원에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금융위는 국회에 발의돼있는 크라우드펀딩 발행인 확대 관련 법안을 검토하고 시행령에 규정된 발행한도도 수정할 예정이다.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키우는 만큼 투자자보호도 강화된다. 일단 최소 청약기간을 도입해 투자자가 그 기간 내에 최종 투자결정을 하고 청약철회권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크라우드펀딩 취지가 집단지성의 발현인 만큼 적절한 청약기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입장이다. 또한 발행인 공시정보도 확대한다. 모집가액 산정방법, 발행인과 중개업자와의 이해관계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끝으로 금융위는 중개업자에 대해서도 발행기업에 대한 사후 경영자문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자금 모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전 경영자문은 금지된다. 또한 그동안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는 금산법에 따라 다른 투자중개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았으나, 앞으로 이러한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강 과장은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는 업무범위가 단순 중개행위로만 한정돼있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규제의 필요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과장은 “발행인 범위 확대나 중개업자 규제 개선 등 법률 개정사항들은 올해 내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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