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한반도의 여름은 새로운 변곡점에 도달했다. 끝나지 않은 전쟁의 끝자락에서 평화와 번영이라는 또 다른 출발선과 직면해 있다.
전쟁위험으로 올림픽 불참을 우려하던 때가 불과 반년 전의 일. 역사의 흐름을 뒤집는 터닝포인트는 생각지도 못한 시기 불현 듯 나타나는 모양이다. 미처 겨울옷을 정리하기도 전에 찾아온 한 여름의 뜨거운 열기처럼 말이다.
이러한 변혁의 바람은 대한민국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언어가 통하는 양질의 인적자원과 대륙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교역환경. 무엇보다 전쟁위험으로 투자를 망설이던 자본들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
더부엔지니어링은 그 누구보다도 새로운 계절을 고대하는 기업이다. 이미 개성공단에서 북한의 우수한 엔지니어들을 경험해 본 이 회사는 기존의 질서를 허물어뜨릴 배짱과 통찰력을 구비한 개척자다.
더부엔지니어링 이전의 철근 상세도면 용역은 하청의 하청을 받아 진행되던 영세한 사업구조였다. 도면을 면밀히 설계할수록 사용되는 철근의 양이 줄어들지만 이는 곧 일감을 주는 전문업체의 매출 감소로 직결됐다. 열심히 일할수록 다음 일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소리다.
하지만 더부엔지니어링은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와 싸워나갔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블랙홀처럼 건설자재를 흡수하는 중국의 영향으로 철근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대책을 찾던 건설사들이 수소문 끝에 더부엔지니어링을 찾기 시작한 것. 그야말로 기업의 운명을 바꾼 터닝포인트와 마주한 셈이다. 하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열심히 일할수록 손해 보는 병폐는 회사 내부에도 도사리고 있었던 것.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무임승차하는 직원들이 생겨났고, 성실한 직원에게만 업무가 몰렸다. 업무를 투명하게 만들고 평가를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생산성 향상 솔루션을 도입한 까닭이다.
공정한 업무평가가 정착되자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증가한 반면, 이직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새로운 남북관계가 또 한 번의 기회로 기대되는 이유다. 더부엔지니어링은 이 생산성 향상 솔루션을 바탕으로 북한의 우수한 인재들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구상 중에 있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전유물이다. 계절이 바뀌고 바뀌어도 기업들이 느끼는 한파는 여전히 매서울지 모른다. 하지만 기업의 운명을 바꿀 터닝포인트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2018년 올해의 중소기업처럼 말이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busi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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