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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하의 머니테인먼트]"싸면 비지떡, 비싸면 애물단지"...연예인 흥행 따라 엔터 가치 들쑥날쑥

엔터테인먼트는 사람과 자본의 결합

<上> 스타의 가치, 기업 장부엔 무형자산

외부 영입 스타의 계약금도 감가상각...영업외 손실 볼수도

엔터업체 주가 다른 기업 비해 높아 PER 30배 전후 형성

좋은 콘텐츠 위한 R&D비용, 바이오회사처럼 회계 논란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흔히 ‘흥행’을 먹고 산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 음악, 공연 등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면, 자연스레 지갑을 여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그렇게 흥행은 소비로 연결되고, 그렇게 흘러간 돈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통해 창작자인 배우, 감독, 작가 등의 몫으로 돌아간다.

일단 흥행이 된 후의 수익력은 사람들의 소비량을 통해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않은, 잠재적인 엔터테인먼트의 수익력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흔히 유명 배우나, 폭발적 인기를 끄는 아이돌 가수 등을 ‘걸어 다니는 현금지급기’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과 계약을 맺은 기업은 수익이 현실화되기 전에도 가치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다시 말하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소유한 ‘걸어 다니는 현금지급기’는 걸어 다니기 전에도 가치가 있는 자산일까.





회계적으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보유한 연예인과 수익력은 ‘무형자산’으로 취급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형체가 없는 자산이란 의미다. 여타 일반적인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계, 장치, 설비, 부동산 등은 무형이 아닌 ‘유형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자산은 대부분이 유형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수백억원 또는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자산은 카니발, 스타렉스 등 연예인이 타고 다니는 차량이나 회사 컴퓨터나, 비품, 사무집기 등에 불과한 경우도 많다.

콘텐츠나 연예인의 수익력과 미래가치가 ‘흥행’에 기초하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가치를 추정할 때도 변동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아무리 사업 포트폴리오를 잘 짜더라도 제조업처럼 설비투자와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투하자본의 효율을 숫자로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제조나 IT업종에 비해서는 가치평가가 들쑥날쑥한 숙명을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엔터테인먼트 상장기업의 주가가 여타 다른 업종 기업들의 수익력에 비해 높게 형성되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 거래되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주가수익배율(PER)은 35배 전후로 코스피 평균인 10배 전후를 크게 웃돌고 있다. 6일 현재 증권가에서 추정한 올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PER은 25.8배, YG엔터테인먼트는 30.7배,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29.2배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좋은 배우와 가수,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행하는 연구개발(R&D, Research and Development)활동은 회계적으로 주목할 부분이다. 최근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바이오 기업의 R&D와 마찬가지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R&D활동도 회계적으로 많은 이슈와 논란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생각해 보자. 배우가 자산이 될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어떻게 평가할까. 더 잘생긴 배우는 더 돈을 많이 버는 더 큰 자산일까?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기업이라면 어떨까. 회사에 소속된 작가나 배우가 더 유명하고 검증된 사람이라면, 자산을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SM, YG, JYP, 빅히트 등 이미 글로벌화된 회사의 브랜드와 엑소, 빅뱅, 트와이스, 방탄소년단(BTS)등의 브랜드 가치는 회사 장부에 포함돼 있을까? 아니라면 도대체 뭘 보고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야할까?

먼저 브랜드 가치의 경우, 코카콜라의 예를 들어 보자. 코카콜라는 회사 설립 이후 어마어마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했지만, 코카콜라 기업의 재무제표에 코카콜라 상표의 브랜드 가치는 숫자로 표시돼 있지 않다. 코카콜라가 다른 기업에 팔렸다면 그 때 인정받은 가격이 재무제표에 남아있겠지만, 코카콜라라는 이름의 상표와 기업은 매매가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엔터기업에서 직접 발굴해서 스타가 된 경우, 아무리 수익력이 높다고 하더라도 따로 기업의 장부에 자산으로 남아있지 않다. 다시 말하면 SM이나 엑소의 브랜드가치가 회사에 무형자산으로 책정돼 있지는 않다는 얘기다. 아쉽게도 코카콜라처럼 그 회사에서 크고 성장해 그 회사에 그대로 있을 경우, 그 배우나 가수의 가치를 자산으로 담을 수는 없다.

다만 외부에서 스타가 된 사람을 영입하거나 기업을 인수한 경우, 해당 연예인에게 지급된 전속계약금과 기업에 지급한 영업권은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실제 장부에 있는 무형자산은 ‘계약금’의 형태로 회사가 지급한 금액들이 대부분이다. 드라마나 영화 작가, 감독 등이 소속된 경우에도, 그 작가나 감독에게 실제로 주어진 계약 금액만을 무형자산으로 계상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무형자산으로 분류된 영업권과 전속계약금 중 사람에게 지급된 전속계약금은 유형자산과 마찬가지로 감가상각을 한다는 점이다. 가령 한 기업이 배우나 엔터 회사를 비싸게 산 뒤, 배우나 소속 연예인 활동이 미흡한 경우, 매년 감가상각으로 수십억원의 영업외이익 손실을 보는 경우가 있으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의해야한다. ‘싼 건 비지떡’이요, ‘비싼 건 애물단지’라는 말들이 어쩌면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딱 맞는 말일 수 있다. <한성대 융복합교양과정 교수·성북창업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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