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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역비 농민에 떠넘기고 수수료·판매장려금 '짬짜미'...가락시장 도매법인 덜미

공정위, 동화·서울·중앙·한국청과 4곳 도매법인에 과징금 116억원

16년간 위탁수수료 '거래금액 4%+하역비' 담합...이익률 14~22%

국내 최대 도매시장인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에서 중간상인들이 표준하역비를 농민에게 떠넘기기 위해 16년간 위탁수수료를 담합한 것이 적발돼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위탁판매하는 청과 도매시장법인 4곳에 대해 2002년 4월부터 현재까지 위탁수수료와 판매장려금을 액수를 담합한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16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도매시장법인은 농민 등 출하자로부터 판매위탁을 받아 경매를 통해 중도매인에게 물품을 판매한다. 이때 농민으로부터 위탁판매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 중도매인에게는 판매장려금을 지급한다.

서울가락도매시장 유통구조.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에 따르면 동화청과·서울청과·중앙청과·한국청과·대아청과 등 5개 도매법인은 2002년 4월8일 도매시장법인협회 회의실에 모여 위탁수수료를 거래금액의 4%에 정액 하역비를 더한 금액으로 똑같이 결정했다. 가락시장 내 청과 도매법인은 모두 6곳인데 농협가락공판장을 제외한 5곳이 담합에 참여한 것이다. 공정위는 다만 대아청과의 경우 2004년 2월부터 거래금액의 대부분(80%)을 차지하는 품목에 대해 위탁수수료를 달리 부과해 담합을 파기한 것으로 보고 처분시효(5년)가 지나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들 도매법인은 2004년 1월부터는 과실·버섯·채소 등 전 품목으로 담합을 확대했다. 2003년부터는 3년에 한 번씩 품목별로 정액 하역비를 5~7% 올리고 인상분을 위탁수수료에 반영하기도 했다. 자신이 부담해야 할 하역비를 농민 등 출하자에게 부당하게 떠넘긴 것이다. 2000년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하역비를 출하자가 아닌 도매법인이 부담하도록 법이 바뀐 것이 담합의 단초가 됐다.

하역비를 농민에게 떠넘기면서 이들 도매법인은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4개 법인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은 14.7~21.63%로 도·소매업종 평균이익률 2.81%(2016년 기준)보다 6~8배나 높았다.



4개 도매법인은 중도매인에게 주는 판매장려금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06년 9월 중도매인의 요구에 따라 판매장려금을 거래금액의 0.55%에서 0.6%로 동일하게 올려주기로 합의했다가 적발됐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는 한국청과 38억9,100만원, 중앙청과 32억2,400만원, 동화청과 23억5,700만원, 서울청과 21억4,100만원이다.

공정위는 위탁수수료 산정 기준 마련, 도매법인 신규지정·재심사 제도개선 등 도매법인 간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토록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 등 관련 부처에 권고할 계획이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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