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투버 ‘아영’은 친구의 결혼식에 아이보리색 상·하의를 입고 간 이후 비난과 반박이 담긴 400여개의 댓글을 받았다. 신부의 하얀 웨딩드레스 색과 겹치는 옷을 입으면 특별한 날을 보내고 있는 신부에게 민폐라는 내용이 오고 갔다.
이처럼 ‘하객룩 논쟁’이 벌어질 만큼 하객룩에 통념에 금이 가고 있다. 결혼식 당일에만 입을 수 있는 옷을 넘어 일상에서도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옷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면서 어둡고 무난한 스타일의 하객룩이 화려해지고 있다. 오히려 색·스타일에 상관없이 본인의 개성을 잘 드러내거나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옷을 입는 것이 최근 트렌드다.
지난 5월 한 달 간 11번가에서 ‘하객 패션’ 관련 검색량은 전년 대비 1/3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하객룩으로 불리는 특정한 옷을 고르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옷들을 골라 하객패션으로 소화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날씨의 영향으로 린넨 등 시원한 소재의 원피스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하객룩의 정석’으로 불리는 원피스에서 나아가 바지 정장류도 인기를 얻고 있다. G마켓 하객룩의 한 달 간(5월 4일~6월 3일) 판매 신장률을 보면 정장 자켓과 정장 세트가 전년 대비 각각 314%, 126% 급증했다. G마켓 패션뷰티실 고현실 실장은 “여성 하객룩의 경우 원피스나 스커트 이외에도 활동성이 높은 바지 정장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남성 하객룩은 블랙 정장 보다는 밝은 색상의 정장이나 스트라이프 셔츠에 슬랙스, 로퍼 조합과 같이 캐주얼한 하객룩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허세민·오지현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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