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손 회장은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송 부회장은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지 어떤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미 송 부회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며 경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상임부회장의 면직 또는 해임 규정이 정관에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회장이 권한을 가지고 있고 회장단이 전적으로 나를 신뢰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절차는) 회장단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10여일간의 재택근무를 끝낸 송 부회장은 이날 오전8시50분께 출근해 기자와 만나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오전9시30분께 출근한 손 회장은 송 부회장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날에도 손 회장께서 회원사들의 우려를 전달하며 자진사퇴를 권유했는데 본인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을 계속하겠다고 했다”며 “이에 손 회장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경질로 회원사들의 의중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총도 “(송 부회장이) 더 이상 경총의 명예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태도를 묵과할 수 없다”며 “소신과 철학이라면서 경총의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일이며 도를 넘은 발언 등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입장문을 내놓았다.
회원사들에 따르면 경총은 이르면 오는 15일 회장단회의를 열어 송 부회장을 공식적으로 경질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취임한 송 부회장은 노동부 고위관료 출신으로 노동계에 친화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취임 이후 국회에서 논의 중이던 상여금과 숙식비 일부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을 노사정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해야 한다는 양대 노총의 주장에 동조해 파문이 일었다.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번복했지만 송 부회장은 재택근무를 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이에 대해 송 부회장은 “회장단이 경질을 결정하면 그때 당당히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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