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과 아시아인의 체격이 다르기 때문에 유럽 브랜드는 우리 체형에 맞지가 않아요. 한국인이 유럽 브랜드의 승마복을 입으면 밑위가 긴 배꼽 바지가 되기 일쑤인데 그런 옷을 입고 승마를 하는 현실이 아쉬웠습니다. 특히 승마는 활동량이 여타 운동보다도 높아 부상을 입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제품을 입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인식도 낮아 페나코바코리아를 설립해 제대로 된 승마를 알리자고 생각했죠.”
지난 2015년 설립된 페나코바코리아는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체형에 맞춘 승마복을 제작하는 업체다. 박윤섭(사진·56) 대표는 정부의 말산업 육성 정책과 국민 소득 증가에 따라 승마 인구는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승마복을 갖추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 회사를 세웠다. 박 대표는 “약 30년 전에 일본에서 승마복 브랜드가 설립됐으나 곧 폐업된 뒤로 현재까지 아시아에는 승마복 브랜드가 없다”며 “이 때문에 취미로 승마를 즐기는 이들은 물론 전문 선수들도 유럽인의 체형에 맞춘 승마복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의 지적대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정기적으로 승마를 즐기는 사람은 4만9,312명에 달했다. 이는 2016년 대비 1,841명(3.9%)나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승마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돈 많은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일종의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천석 전무는 “과거 골프를 치는 사람들을 비난했지만 지금은 스크린골프장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며 “정부도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다 최근 승마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오해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승마는 부자들만 한다는 인식이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보통 사람이 승마장에서 약 1시간 동안 승마를 하는데 필요한 금액은 적게는 7만원 정도로 퍼스널트레이닝(PT) 비용과 비슷한데도 수백만~수천만원이 든다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다는 설명이다.
페나코바코리아의 승마복은 디자인과 기능을 함께 추구한다. 비교적 보수적인 유럽 브랜드와 달리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을 사용했으며 통풍성을 높이기 위해 쿨 원단 소재를 채택했다. 박 전무는 “승마는 말을 타는 격렬한 운동이기 때문에 10분 만에도 흥건할 정도로 땀을 많이 흘리기돼 땀이 잘 배출되는 쿨 원단 소재를 사용했다”며 “등산복이나 골프웨어 등 여타 아웃도어복처럼 일상에서도 무리 없이 입을 수 있도록 패셔너블하게 디자인을 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품질과 디자인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의 승마클럽인 ‘크레인’이 페나코바코리아의 승마복을 취급하면서 회원들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박 전무는 “크레인은 일본 내 36개 체인을 갖고 있어 회원 수가 3만5,000명에 달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승마클럽”이라며 “본점 등 5곳에 페나코바코리아의 승마복을 전시했고, 이를 본 회원들이 인터넷 주문을 하면서 해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1월 이후 매출은 줄곧 25~30%의 증가세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042000)’로 구축한 일어 버전의 쇼핑몰에서 일본인들이 엔화로 결제하는 등 구매가 편리해진 점이 주효했다. 박 대표는 “페나코바코리아를 대한민국의 확실한 승마복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앞으로는 일본에 이어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승마를 스포츠로 접하는 여타 아시아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