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ES 아시아 2018’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인간과 고객·환경·사회 지향적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강단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3대 방향성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이를 구체화할 기술개발 철학을 제시한 것이다. 중국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바이두, 중국 대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글린트와의 협업으로 기술력을 앞세워 정체돼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005380), 미래 모빌리티 실현 무대는 중국=정 부회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박람회 ‘CES 아시아 2018’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와 함께 모빌리티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중국 시장에서 혁신적 미래기술을 개발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만족도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고객·환경·사회’ 지향적 기술 개발을 선언하면서 “고객에게 행복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깨끗한 환경과 사고 없는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기술 개발 철학을 구현하는 역할은 AI가 담당한다. 정 부회장은 “AI를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하겠다”면서 중국 스타트업 ‘딥글린트’와의 협업을 선언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딥글린트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초고화질 카메라 영상인식 기술을 보유한 비전기술 전문업체다. 현대차는 딥글린트가 보유한 AI 기술을 토대로 자율주행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차와 도로, 사물이 서로 소통하는 커넥티드카 부문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날 중국 최대 ICT 기업 바이두의 ‘아폴로 프로젝트’ 참여도 선언했다. 딥글린트와의 협력체계 구축이 미래 기술의 청사진을 위한 포석이라면 중국 최대 ICT 기업 바이두와 협업은 눈앞으로 다가온 중국 시장의 자율주행 분야에 올라타겠다는 목적이다. 아폴로 프로젝트는 바이두가 자율주행 기술을 소프트웨어 플랫폼 형태로 파트너사들에 제공하고 파트너사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보완해나가는 개방형 협력 사업이다. 2017년 출범한 프로젝트에는 이미 다임러와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보쉬와 델파이 등 굵직한 부품사와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ICT 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바이두 교통 신호는 물론 주변의 행인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 2.0’을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을 내년 중국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가장 방대한 지도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두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 다양한 중국의 도로환경에 적합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가 한발 앞서 있는 수소차도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무기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서 ‘미래 수소 사회’를 주제로 부스를 차렸다.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가 공기를 정화하는 시연은 대기오염에 관심 많은 중국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은 “수소전기차 넥쏘는 그동안의 모든 기술 노하우가 집약된 현대차 친환경차 라인업의 기술적 플래그십 모델”이라고 말했다.
◇중국 젊은 소비자 공략하는 기아차(000270)=‘CES 아시아 2018’에 처음 참가한 기아자동차도 중국 현지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기아차는 중국 IT 기업 텐센트의 ‘QQ 뮤직’과 손잡고 중국 시장에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아이유 노래를 틀어줘”라고 하면 시스템이 이를 인식해 음악을 재생하고 “졸려”라고 하면 신나는 음악이 자동으로 선곡 되는 식이다. 기아차는 내년 초 출시되는 중국 전략형 신차부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은 자동차의 주력 소비층”이라면서 “텐센트와의 협업을 통해 이러한 중국 내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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