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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CC에 몰리는 돈…조선업 부활 이끄나

가격 바닥론에 투기 수요 늘어

글로벌 발주 전년比 절반 채워

수주가뭄 목마른 국내사에 단비

# 사모펀드인 ‘구겐하임캐피탈’은 최근 대우조선해양(042660)에 30만DWT(화물적재중량)급 초대형유조선(VLCC) 2척을 추가로 발주했다. 과거 발주 당시 옵션을 행사한 것이다. 노르웨이계 투자자인 ‘아네프레드리’도 얼마 전 대우조선해양에 VLCC를 발주하는 등 최근 들어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 투기 수요가 VLCC 시장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투기 수요가 VLCC 발주 시장에 가세하면서 VLCC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VLCC 발주는 54척으로 지난 2016년(14척)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5월 기준 27척이 발주돼 상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벌써 지난해 물량의 절반을 채웠다.

최근 들어 VLCC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VLCC 선가가 과거 역사적 고점에 비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VLCC 가격은 2008년 척당 1억5,0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추락해 지난해 8,150만달러로 저점을 기록했다. 그간 VLCC 가격이 계속 하락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 조달(파이낸싱)이 어려워지면서 선박 발주 자체는 줄었지만 조선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투자자들이 VLCC 발주에 가세하는 것은 VLCC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VLCC의 경우 컨테이너선에 비해 경기 영향을 덜 타고 유전 개발 계획에 따라 발주되는 LNG선과 달리 발주가 용이해 가격이 저점일 때 투기 수요가 몰리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VLCC 발주 증가는 수주 가뭄에 목마른 국내 조선업계에 단비가 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VLCC 가격이 역사적 저점을 찍고 조금씩 반등하는 추세라 향후 VLCC 수주가 늘어날수록 조선사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5월 VLCC 가격은 8,750만달러로 연초(8,200만달러) 대비 7% 상승했다. 실제 현대중공업(009540)이 가장 최근에 수주한 VLCC 가격은 9,200만~9,300만달러선으로 최근 VLCC 선가 대비 높은 수준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VLCC 가격이 오름세지만 여전히 과거 고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며 “최근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 VLCC 수주가 늘어나면 조선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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