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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뮤지컬 '시카고'] 카리스마 벗고 위트 입은 '최정원의 벨마'

잔 안무·재즈 버무려 관능미 물씬

김지우의 첫 록시 하트도 매력적

뮤지컬 ‘시카고’. 이번 무대에서 최정원(가운데)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한마디로 최정원의 최정원을 위한 최정원의 ‘시카고’라고 할 수 있었다. 30년 관록을 지닌 여배우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의 익살스러운 대사는 객석을 웃음으로 들썩이게 만들었고, 밥 파시(공동 작가 겸 안무)의 주특기인 크지 않은 동작의 잔 안무와 재즈의 선율은 관능적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재즈의 열기와 냉혈한 살인자들로 넘쳐나는 드라마틱한 1920년대 시카고로 관객들을 몰아넣었다. 작은 손동작으로 발레와 재즈댄스를 오가는 우아한 섹시한 안무는 ‘시카고’만이 선사할 수 있는 매력인데 이를 최정원을 비롯해, 빌리 플린트 역의 남경주, 록시 하트 역의 김지우 등 출연 배우들은 이 ‘간질간질한’ 매력을 ‘아찔한 흑백영화’를 보여주듯 제대로 표현해냈다.

최정원은 ‘시카고’가 2000년 한국에서 초연되고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동안 모든 공연에 출연해 ‘시카고 전문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그는 ‘시카고 내공’이 폭발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을 본 한 관객은 “최정원은 이제 잘하고 못 하고 이런 경지를 넘어선 배우”라며 “그의 여유로움이 너무나 멋있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최정원은 이번 공연에서 그동안의 벨마에서 조금은 벗어나 위트있고 유머러스한 대사로 객석에 폭소를 자아내며 관객들을 유쾌하게 압도하면서도 더블 캐스팅된 배우들을 자연스럽게 리드하며 ‘최정원의 시카고’라는 명작을 만들어냈다. ‘시카고’의 제작사인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워낙 오랫동안 벨마를 연기한 최정원의 경우 대사를 그야 말로 ‘갖고 논다’라고 할 정도로 잘 풀어내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이것이 더욱 잘 부각됐다”며 “다른 출연 배우들을 자연스럽게 리드하면서도, 자신만이 돋보여야 하는 장면에서는 ‘오직 최정원만을 위한’ 무대를 만들 때는 또 그렇게 하더라”고 말했다.

무대에 임하는 최정원의 자세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각별했다. 그는 “이번 공연이 마지막 ‘시카고’ 무대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새로운 벨마, 록시, 빌리, 마마 앙상블을 만들고 있고, 그동안 보여드렸던 카리스마있는 벨마와 다른 유연하고 재미있는 벨마를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에서는 최정원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남경주, 이번에 처음으로 록시 하트를 연기하는 김지우 역시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역량을 한껏 발휘했다. 특히 김지우는 록시 하트 역으로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아이비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화려하게 록시 하트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또 오는 23일 1,000회째 공연을 맞이하는 등 ‘시카고’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또 시카고야’라 핀잔이 아닌 ‘늘 새로운 시카고’ ‘다시 보고 싶은 시카고’로 관객들이 언제나 보고 싶은 작품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마도 최정원과 남경주라는 든든한 ‘시카고’의 기둥이 중심을 잡고, 박칼린, 안재욱, 아이비, 김지우, 김경선, 김영주, 차정현, SJ. Kim 등 새로운 캐스팅이 신선함을 선사하며 ‘신구의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기 때문이다.

‘시카고’는 1920년대를 배경으로 당대 최고의 보드빌 배우였던 벨마 캘리와 코러스 싱어 록시 하트가 살인사건으로 감옥에 수감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뮤지컬은 무려 1975년 초연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21년 간 8,800회 이상 공연되며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롱런하고 있는 작품이다. 8월5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뮤지컬 ‘시카고’. 이번 무대에서 최정원(가운데)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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