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3,600원) 오른 9만3,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9만4,1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 금리 인상에 코스피지수가 1.84% 하락한 것과 비교해 독보적인 상승세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0위 내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10개에 그쳤고 LG전자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수급이 LG전자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LG전자 주식 12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이달에만 942억원을 사들였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꾸준히 LG전자를 사들였는데 총 매수액은 3,065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지분율도 연초 33.56%에서 14일 기준 35.68%로 상승했다.
실적 개선 흐름이 외국인 매수세를 유도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는 2·4분기 영업이익 8,7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1·4분기(1조1,078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오른 수치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올해 연간 실적 매출액 64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 부진에도 TV 및 가전사업부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LG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기준 8.8배로 낮은 수준이라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단타로 투자자들의 주의를 끌고 있는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LG전자의 대량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메릴린치 창구를 통한 LG전자에 대한 순매수 금액은 95억원에 달했다. 국내 증시에서 메릴린치는 단타 투자를 통해 저가에 사고 고가에 파는 전략을 반복해 경계 대상이다. 이날 LG전자 주가가 올랐지만 이른 시일 안에 메릴린치를 통해 투자한 자금이 대거 회수될 가능성도 높은 것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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