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박스형 경차 ‘레이(사진)’의 인기몰이가 매섭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장으로 경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톡톡 튀는 디자인에 경차 치고는 넓은 실내 공간을 레이의 인기 비결로 꼽는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경차 판매량은 13만,8893대를 기록했다. 2016년 17만2,986대와 비교하면 1년 새 판매량이 30% 가량 급감한 것. 소형 SUV 등 인접 차급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차 수요의 일부가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5월 누적 판매량을 보면 기아차(000270) 모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감소했고, 한국GM의 스파크는 33.8% 급감했다. 반면 기아차의 레이는 1만2,656대로 48%나 늘었다.
레이가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경차지만 경차스럽지 않아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레이는 국내에서 유일한 박스형 차다. 겉모습부터가 톡톡 튄다. 이 같은 매력은 20~30대의 젊은 층, 특히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아차의 동급 경차 모닝의 고객층이 40~50대에 몰려 있는 반면 레이 고객의 50% 이상이 20~30대다. 여성 고객 비중은 40%, 미혼고객은 55%다. 기아차 관계자는 “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등에 다른 색상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고, 번호판에 LED 램프를 추가할 수 있는 외장 드레스업 패키지가 젊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고객들도 많다. 레이 고객 중 자영업자 비중은 19%로 기아차 전체(13.7%)보다 월등히 높다. 업무용 차로 쓰기에 넉넉한 공간과 경제적인 가격, 통행료 할인 등 경차 혜택을 다 누릴 수 있는데다 차 옆면에 랩핑을 하면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할 수 있어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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