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계열 롯데액셀러레이터가 270억원 규모 스타트업 펀드를 조성한다. 성장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대기업들이 최근 앞다퉈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17일 롯데액셀러레이터에 따르면 총 272억원 규모 ‘롯데스타트업펀드 1호’를 만들고 롯데 계열사들로부터 출자를 받았다고 14일 공시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보통신, 롯데로지스틱스가 30억원씩 출자했다. 롯데하이마트, 우리홈쇼핑, 롯데쇼핑,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롯데카드도 20억원씩 투자했다.
롯데지주 측은 “롯데액셀러레이터 설립 후 가장 큰 펀드 조성 규모”라며 “투자는 롯데액셀러레이터에서 결정하지만 계열사 사업 분야와 맞는 곳과 주로 투자에 참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해 10월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등록하고 투자를 본격화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 등 롯데지주, 호텔롯데 등 롯데 측이 지분 59.96%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14일 미국 실리콘밸리 내 삼성전자 산하 혁신 조직 삼성넥스트는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펀드 ‘넥스트 Q펀드’를 조성했다. 삼성넥스트는 “Q펀드를 통해 (인공지능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연구를 진행할 차세대 AI 스타트업을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 역시 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탈(VC)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부터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채용공고를 내고 관련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LG전자(066570), LG화학(051910) 등 LG그룹 계열사는 3월 총 4,300억원 규모 펀드도 조성했다.
이 같은 스타트업 투자 열풍은 그간 정체에 빠진 주요 산업군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주목하는 AI분야에는 이미 아마존, 알리바바,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변화를 선도하며 국내 기업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AI의 경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산업에 쓰이는 핵심 기술로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핵심 사업 부문인 유통·쇼핑 시장에서도 스타트업 투자는 이미 뜨거운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주요 유통업체들은 스타트업 투자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GS홈쇼핑은 매년 3차례 이상 GWG(Grow with GS) 행사를 통해 국내외 벤처캐피탈을 만나 스타트업 행사를 주선한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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