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펀드매니저의 운용 수익률을 비교하면 누가 이길까?’
금융투자업계에도 AI 바람이 거세다. 노동력 절감, 업무 효율성 등의 장점을 등에 업고 자산운용업계가 잇따라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펀드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수수료가 낮은 강점이 있지만 수익률은 아직까지 AI가 인간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시된 AI 활용 펀드는 약 23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등이 앞다퉈 내놓은 데 이어 유진자산운용도 이달 중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개발된 금융 AI를 글로벌 주식 투자에 접목한 ‘유진 챔피언 뉴이코노미 AI 4.0 증권투자신탁(가칭)’을 선보인다.
AI를 활용한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노동력을 절감해 투자자들에게 적은 수수료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용사 마다 활용하는 기술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해 경제·자산시장·정치·정책 등 투자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AI가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사람의 개입이 적고, 분석 등의 절차를 자동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서비스 주기가 잦더라도 한계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며 “감소 된 비용은 고객 수수료 부담 인하로 이어지고, 이는 신규고객을 유치하고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AI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양호한 편이다.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주식-재간접)C’은 최근 1년 수익률이 9.11%다. ‘트러스톤로보자산배분[자](주혼-재간접)Cp2’과 ‘미래에셋AI스마트베타마켓헤지[자](주식-재간접)C-A’도 각각 6.32%와 3.71%의 성과를 올렸다. 6개월~1년 기간으로 봤을 때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는 상품은 거의 없다.
다만 아직 사람이 직접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을 넘지는 못했다. 펀드닥터 제로인이 수익률·보유내역 특성 등을 적절히 가중 결합해 가장 유사한 펀드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인간 매니저가 운용한 펀드 수익률이 평균 3~5% 수준 앞서있다.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주식-재간접)C와 가장 유사한 ‘교보악사글로벌마켓파워[자](H)(주식)AF’는 3.38%p 높은 12.49% 수익률을 보였다. 미래에셋AI스마트베타마켓헤지[자](주식-재간접)C-A의 유사펀드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자]1(주혼)C-A’ 역시 5.96%로 2.25%p 높았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아직은 AI가 학습을 해나가는 과정이며,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똑똑해진다는 점에서 성과도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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