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 업계에는 펀드를 결성할 때 모태펀드나 연기금 등으로부터 출자금액의 절반 정도 충당하는 관행이 있다. 아주IB투자가 최근 결성을 마친 ‘라이프 사이언스(Life Science) 3.0 펀드’는 이러한 관행에서 벗어났다. 이례적으로 메인 앵커 없이 일반 기업과 금융사 등으로만 투자금액 1,100억원을 채운 것이다.
김지원(사진) 아주IB투자 대표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반 기업과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 자금을 충당했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갖는다”며 “사기업이 투자를 했다는 것은 투자 자산을 일반 운용사에 맡기는 것보다 이 펀드에 넣었을 때 더 높은 이익률을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유망 바이오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것을 주된 투자 목적으로 한다. 아주IB투자가 내놓은 세 번째 바이오 전문 펀드다. 앞선 두 펀드의 높은 수익률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기관투자자와 대기업이 대거 몰렸다. 현재 4곳의 일반 기업과 제약사, 3곳의 캐피탈, 2곳의 공제회가 LP로 참여했으며 추가 출자 논의도 진행되고 있어 2차 모집까지 마감되면 총 1,250억원 규모의 결성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투자자 중에는 1~2호 펀드에 참여하고 이번 3호 펀드에도 참가하는 곳이 다수일 정도로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률 만족도가 높다”며 “1호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50%가 넘는데 블라인드 펀드 중에서 이 정도의 수익률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두 자릿수 수익률만 기록해도 톱 수준으로 평가되는 것을 고려하면 투자자 만족도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2호 펀드와 마찬가지로 3호 펀드 역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거나 기업공개를 예정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에 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1호 펀드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12개 바이오 기업에 분산 투자를 진행했는데 현재 수익률은 약 30% 수준으로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중에서 톱 수준이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인구의 평균수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재 구조상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은 엄청난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바이오는 다른 어떤 산업분야보다 유망한 업종”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IPO)와 관련, 그는 “증시에 상장돼 있는 여타 벤처캐피털보다 규모나 펀드운용실적 등 면에서 앞서있기 때문에 연내 상장 계획은 문제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 4월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한 아주IB투자는 오는 8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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