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도 TV도 냉장고도 아니었다. 지난해 미국 가전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다름 아닌 스마트폰 거치대 ‘팝 소켓’이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NPD 그룹이 지난해 미국 가전제품 소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매출액이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은 모바일 액세서리 ‘팝소켓’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뒤에 부착해 손잡이, 거치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해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어폰을 팝소켓에 걸어 보관할 수도 있고 영상을 시청할 때 스탠드 역할도 가능한 데다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어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더 나아가 팝소켓은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원하는 기업 로고나 이미지를 자유롭게 삽입할 수 있도록 했다. 브랜드 이미지에 알맞은 다양한 그래픽으로 제작이 가능하게 만들어 더욱더 쓰임새를 넓혔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업의 이미지 향상과 브랜드 가치 제고에 적합하다는 판단하에 SPC 파리바게뜨, 매일유업 상하농원, 나이스페이 등이 협업해 팝소켓 제작을 진행하기도 했다.
4차 혁명 시대에 이처럼 첨단기술 제품이 아닌 휴대폰 거치대의 판매가 크게 성장한 배경을 보면 불황 속에서도 잘 되는 기업의 비결이 엿보인다.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아이디어 제품이나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서비스로 무장한 상품에 대한 수요는 경기와 무관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한 제15회 대한민국창업대상에 선정된 기업들의 공통점은 꼭 신기술로 무장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결국 불경기라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가 하면 경제 혹한기에도 불사조처럼 살아남는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 가며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 아이디어로 대박을 터뜨린 곳은 이번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게 된 카페24다. 호스팅 서비스, 쇼핑몰 솔루션을 공급하던 것을 넘어 이제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150만 개 쇼핑몰이 카페24 플랫폼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쇼핑몰 거래액도 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카페24는 쇼핑몰을 하고 싶어도 전자상거래 시스템에 서툰 소비자들의 니즈를 겨냥해 서비스 혁신을 이뤄낸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온라인 비즈니스에 필요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혀 이제는 해외까지 진출하는 데 이어 올 초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도 했다.
프랜차이즈들의 경우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초보자들의 근심을 덜어낼 수 있도록 가맹점의 지원력이 높은 곳으로 정평이 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균형있게 맞추기 위해 제품과 시장을 재구성하고 레드 오션 속에서도 힘차게 전진해 오고 있다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
브랜드가 매일 같이 쏟아지는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창업대상에 선정된 기업들은 브랜드의 철학이 주주나 직원이 아닌 고객과 소비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공통된 부분이다. 결국 기업을 지탱하는 자원은 자본과 아이디어, 혁신 등을 모두 뛰어 넘어 고객에게 있다는 것을 이들 기업은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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