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주가 예측은 물론 여신 관리까지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내놓는다. 오는 2020년까지 디지털 체제로 탈바꿈(트랜스포메이션)하겠다는 조용병(사진) 회장의 구상이 첫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AI 기반 서비스를 다른 금융사에도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 11월 IBM의 AI 왓슨을 기반으로 하는 AI 금융 서비스 ‘보물섬’을 공개한다. 지난해 AI 프로젝트를 처음 가동한 뒤 1년 넘는 기간을 투자해 개발한 것이다.
보물섬은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은행·신한카드 등에서는 여신 리스크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고 신한금융투자 등에는 주가 예측 등을 통해 금융상품 수익률을 높이는 식의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AI가 여신 관리를 하다 보니 인력으로 하는 것보다 부실 가능성을 크게 낮추고 대출 사기 등의 사고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게 신한금융 측의 설명이다.
보물섬은 고객의 직장과 나이, 과거 거래 이력 등 금융회사 내부 정보는 물론 외부 데이터까지 분석에 활용한다. 특히 AI 알고리즘을 통해 정형 데이터뿐 아니라 수치화하기 어려운 비정형 데이터까지 수집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증시를 예측할 때 애널리스트의 리포트에 담긴 수치 데이터를 반영하며 기업과 업종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시각을 파악하기 위해 문장 내 어조까지 분석할 정도다.
AI 프로젝트는 조 회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전략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시작해 11월 결과물을 내놓기까지 1년이 훌쩍 넘는 기간이 걸렸다.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연내 마무리하는 만큼 2020년까지 디지털 체제로의 대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조 회장의 구상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은 올해 신한금융의 7대 전략 과제의 하나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들었다. 신한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디지털을 새로 보는 ‘리디파인(redefine)’에 초점을 뒀다면 올해는 이를 가속화하는 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지난해보다 디지털 관련 예산도 대폭 늘린 만큼 예정대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AI 서비스가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쓰일 수 있는 만큼 다른 금융사에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AI 사업 가치가 1조1,750억달러(약 1,266조원)에 달하고 2022년에는 3조9,230억달러(약 4,22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 분야에서 AI 서비스가 하나의 완제품으로 출시된 사례는 거의 없는 만큼 충분한 성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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