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 들여온 미국산 원유는 1,375만배럴로 지난해 전체 도입량(1,343만배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096770)이 올 상반기까지 약 800만배럴을 도입했으며 GS칼텍스도 지난달까지 475만배럴을 수입한 데 이어 이달 물량까지 포함하면 도입량은 575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산 원유 도입 물량이 급증한 것은 우선 중동산 원유에 비해 미국산 원유가 싸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의 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이란산 컨덴세이트를 경질유인 미국산 원유로 대신하는 것도 주된 이유다.
특히 최근 미국산 원유와 중동산 원유의 가격 차가 더 벌어지면서 올 하반기 정유사들의 미국산 원유 도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두바이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 차는 배럴당 1~2달러였지만 최근에는 7~8달러선으로 확대됐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미국산 원유는 운송비가 중동산보다 많이 들기 때문에 기준가 차이가 적어도 4~5달러는 돼야 경쟁력이 있다”며 “7~8달러까지 가격 차가 생기는 등 미국산 원유 도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가장 많은 미국산 원유를 수입한 SK이노베이션은 3·4분기까지 최소 400만배럴 이상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으며 GS칼텍스 역시 600만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들여오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아직 실적은 없지만 도입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유사들이 화학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파라자일렌(PX) 생산에 유리한 경질유 수요가 늘어난 것도 미국산 원유 수입의 증가 요인 중 하나”라며 “수입처 다변화 차원에서도 미국산 원유 도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