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의도에 대해 임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있을 수 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20일 서울시 63빌딩에서 열린 연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삼성바이오는 공식, 사실, 논리구조 세 가지에 대해 전문가의 판단을 중요하게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이 회사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100% 채택한 몇 안 되는 회계 선진회사인데, 당시 전문가들의 판단을 다른 전문가들이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용납이 안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2016년 비상장회사였던 삼성바이오 감리를 맡았다. 김광윤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위원장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규정을 개정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논란에서 한공회가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은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세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며 회사 투자가치를 시장가격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무혐의’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한공회가 감리를 한 것은 약식감리로 당시 논리와 공식이 모두 맞다고 판단했다”며 “금감원에서 세부 감리를 한 공시나 평가부분에 대해서는 자료가 없어 말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바이오젠이 행사한 콜옵션이 경영권 확보가 아닌 차익실현 목적이라 관계회사 전환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에 대한 기대감만 있어도 관계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며 “당시 기대수준은 회계 상황을 판단한 전문가를 믿는 것이 맞지만, 바이오젠 의도가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 지는 잘 살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 밖에도 △CPA BSI 발간 △공인회계사 시험과목 검토 △감사공영제 추진 △외부감사 행동강령 제정·운영 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아파트나 종교기관, 기부금단체, 학교 등 비영리부문에 대해 공공부문 감사공영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감사공영제’는 지자체 등 공적기관이 외부감사인을 직접 지정하는 것으로, 감사인 셀프선임으로 야기되는 폐해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연중감사제도, 탄력근무제도 등이 도입됨에 따라 회계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그는 “기존의 합격 인원인 850명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비전업 회계사나 경력이 단절된 여성 회계사등을 파트타임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를 개최해 연임을 시작했다. 그는 2016년에 이어 2년 동안 한공회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새롭게 선출된 최종만 한공회 부회장 역시 같은 날 임기가 시작됐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ee1205@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