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고소득자와 고액재산가의 건강보험료가 월 평균 10만원가량 인상된다. 지역가입자로 분류된 저소득층 589만세대의 보험료는 월평균 2만2,000원 인하된다.
보건복지부는 저소득층의 보험료 과부담 문제를 개선한 ‘1단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고소득 직장가입자의 보험료가 오른다. 월급 외 임대 수입이나 이자·배당·사업소득 등이 연간 3,400만원을 넘는 고소득 직장가입자는 월급 외에 보유한 소득에 대해 새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기존에는 월급 외 보유 소득이 연간 7,2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보험료를 부과했다. 직장가입자의 0.8%인 14만세대가 대상이며 월 12만6,000원의 보험료가 추가로 부과된다.
직장가입자로 가입한 가족에 기대 보험료를 내지 않아 ‘무임승차’ 논란이 일었던 고소득 피부양자 30만세대도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보험료가 부과된다. 연금소득과 근로소득을 합쳐 연소득 3,400만원(필요경비율 90% 환산 시 총수입 연 3억4,000만원)이 넘거나 재산과표 5억4,000만원(시가 약 11억원)이 넘고 연소득 1,000만원을 초과하는 자가 대상이다.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범위도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부모·자녀 등 직계 존비속으로 규정이 바뀐다.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는 노인, 30세 미만, 장애인 등 독립적인 생계가 어려운 경우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형제·자매 피부양자 23만세대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월 2만9,000원의 보험료를 새로 내야 한다.
연소득 100만원 이하(필요경비율 90%를 환산 시 총수입 연 1,000만원 이하)인 지역가입자에게는 월 1만3,100원의 최저보험료가 부과된다. 최저보험료 적용 대상이 아닌 지역가입자는 종전처럼 종합과세소득·재산·자동차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책정한다. 이번 개편으로 지역가입자의 77%에 해당하는 589만세대의 보험료가 평균 21%(월 2만2,000원) 내려간다. 39만세대(5%)의 보험료는 평균 17%(월 5만6,000원) 오르고 135만세대(18%)는 기존과 똑같이 보험료가 부과된다.
정부는 올해 1단계 개편에 이어 4년 뒤인 오는 2022년 7월에 2단계 개편에 들어간다. 향후 개편에서는 저소득 지역가입자 614만세대의 보험료가 지금보다 월 4만7,000여원 인하되고 재산 및 자동차에 부과하는 보험료도 추가로 내려간다. 소득이 높으면서도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하는 계층에 대한 보험료도 강화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향후 건강보험료 부과율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소득파악률을 개선하고 보험료 부과 대상에 대한 소득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