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발 부위 뼈를 교정하는 수술 직후 대퇴부 좌골신경 주변에 마취제를 약하게 주사(신경차단술)하면 진통제를 쓰는 것보다 훨씬 큰 통증완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병원 정비오 정형외과 교수팀이 발·발목 골절, 발목인공관절·무지외반증(엄지 발가락이 새끼 발가락쪽으로 기울어져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등 수술 후 신경차단술을 받은 49명과 진통제만 쓴 51명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신경차단술을 한 환자는 진통제를 혈관에 주사한 일반 환자보다 통증이 77%, 진통제 사용량이 68% 적었다. 진통제로 인한 오심·구토 등의 부작용 발생도 적었다. 덕분에 수술 후 만족감도 10점 만점에 8점으로 일반 환자(3.5점)를 크게 웃돌았다.
양발에 문제가 있는데 우선 한쪽만 수술한 뒤 신경차단술을 받은 환자는 진통제만 투여한 환자에 비해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 83%가 다른쪽 발 수술도 받았다. 반면 진통제만 쓴 환자는 그 비율이 30%에 그쳤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수술 후 24시간까지가 통증이 가장 심한데 이 시기에는 진통제 주사로 통증조절이 잘 안 된다”며 “신경차단술은 진통제 사용량을 줄이고 통증을 관리하는 효과적 수단”이라고 20일 설명했다.
발 수술로 신경차단술을 할 경우 주로 수술부위 통증에 관여하는 대퇴부 좌골신경(궁둥신경)을 초음파로 확인한 뒤 그 주변에 마취제를 주사한다. 수술 후 24시간까지 통증을 조절하는 게 목표다. 수술 24시간 뒤에는 대개 진통제로 통증이 관리된다. 좌골신경은 허리뼈·엉치뼈 신경에서 갈라져 나온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단일 신경이다. 다리의 감각을 느끼고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으로 발쪽으로 내려가면서 종아리신경·정강신경으로 갈라진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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