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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엔진 정상화에 '영구 CB' 카드 꺼낸 유암코

무담보채권 상환에 사용 계획

고성환 사장 빼고 경영진 교체

"부채비율 200%대까지 낮출것"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STX엔진(077970)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금융투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암코는 3년 내 STX(011810)엔진을 정상화시키고 600%가 넘는 부채비율을 5년 안에 200%대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경영진도 완전히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기존 대표이사인 고성환 사장을 제외하고 경영진을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교체했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STX엔진 거래대금 1,850억원 중 1,000억원은 직접 투자하고 이번 거래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무담보채권은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상환할 계획이다. 나머지 1,000억원은 미래에셋대우에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금투 업계는 유암코의 영구 CB 발행을 주목하고 있다. STX엔진은 현재 담보채권 1,208억원, 신규자금채권 1,084억원, 무담보채권 9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담보와 신규자금 채권은 유암코가 3년 안에 전액 상환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무담보채권은 불안했다. 유암코가 꺼내든 카드는 영구 CB 발행이다. 채권단의 입장에서 ‘채권’으로 회수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판단, 영구채로 차환하는 안을 제시했고 금리 차로 이견을 보였지만 결국 채권단을 설득했다. 과거에도 대우조선해양이 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1조3,000억원의 영구 CB를 발행해 자본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유암코가 무담보채권을 상환할 경우 STX엔진의 부채비율은 300% 미만으로 떨어진다. 또한 유암코는 2~3년 동안 배당을 포기하고 회사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만들 방침이다. 무역금융(유산스) 869억원, 차월한도(252억원)를 비롯한 한도성 여신 등 3,100억원을 5년 안에 상환해 회사를 신속히 정상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담보채권도 700억원 수준까지 낮춰 부채비율을 200%대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다.

또한 유암코는 체질개선을 위해 다음 달 27일 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이사진 4명을 선임하는 안을 부의할 계획이다. 이번 이사진에는 하나카드 경영전략본부장이었던 송종근 사내이사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와 권수일 전 부산·울산지구 기무부대 과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 거래를 총괄한 유암코 기업구조조정본부의 김두일 본부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STX엔진의 사업부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선박 및 보트 건조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STX엔진은 세계 1위 선박엔진 브랜드 ‘만디젤&터보(MDT)’의 국내 최대 4ST엔진의 라이선스를 따내며 고마진 구조를 갖추고 있다.

유암코 관계자는 “STX엔진이 국내 대표 방위사업용 디젤엔진 전문 생산업체로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영권 변경 승인을 받는 데 3~4개월이 소요됐다”며 “인수 후에는 셀다운이나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M&A)보다 체질개선을 위해 당분간은 STX엔진 자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가 오는 28일 모두 종결되면 STX엔진의 자율협약도 종료될 계획이다.
/박시진·강도원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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