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001230)이 전격적으로 대규모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기 인사시즌이 아닌 데다 지난 4월 말 장세주 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두 달여 만에 비밀리에 급작스럽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장 회장이 3년여 만에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장 회장이 구속된 후 없앴던 사장 자리를 다시 부활시켰고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이사가 핵심부서인 경영전략팀으로 옮기는 등 확실하게 조직을 다잡는 상황이어서 장 회장이 경영 복귀에 앞서 조직 정비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사내용 35면
동국제강은 21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7월1일부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기존 5본부(구매·봉강·형강·후판·냉연사업본부), 2실(지원실·전략실) 체제를 1본부 4실(영업본부·전략실·재경실·인재경영실·구매실)로 정비하는 등 조직을 대폭 슬림화했다. 또 영업본부는 열연영업·냉연영업·마케팅 담당으로 나눴으며 각 사업장은 공장장을 중심으로 한 생산전문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한 ‘인재경영실’과 ‘노사화합팀’도 신설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조직 슬림화를 통한 업무 효율 증진과 영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사업본부 체제에서 기능별 조직 체제로 전환했으며 인재경영을 강화하고 강점인 노사문화를 발전시켜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인재경영실과 노사화합팀을 새로 꾸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국제강은 3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수행하는 사장 직책을 신설했다. 동국제강은 2015년 장 회장이 구속되고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대표를 맡은 뒤 사장 자리를 없앤 바 있다. 새로 부활한 사장 자리에는 장 회장의 측근인 김연극 후판사업본부장(전무)을 두 단계나 발탁, 승진시켜 영업과 생산을 총괄하도록 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장 회장의 첫째 아들인 장선익 이사가 비전팀장에서 경영전략팀장으로 이동한 점이 눈길을 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깜짝 조직개편·인사에는 실적 부진을 반전시키겠다는 장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장 회장이 석방된 후 조직을 크게 개편한 것을 미뤄볼 때 장 회장의 경영 복귀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고병기·김우보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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