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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민연금이 정치권 도구인가

증권부 강도원 기자





왜 안 나오나 했다. 국민연금 이야기다.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잡음이 이어지더니 이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밀실 인사’라며 노골적으로 포스코의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개입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코 회장 승계 카운슬을 잠정 중단하라”며 “국민연금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포피아 세력이 포스코를 사유화하는 상황인데 국민연금이 나서지 않는 게 타당한가”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부 세력은 국민연금을 자신들의 철학을 실현하는 수단 정도로 보는 듯하다. 국민연금법 1장 1조는 국민연금은 연금급여를 통해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적고 있다. 인구의 41.8%인 2,153만명(지난해 7월 기준)이 매달 맡기는 돈을 운용해 국민의 행복한 노후를 책임지는 것이 본업이다.



국민연금은 지금 11개월째 기금운용본부장(CIO)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노후 자금 620조원 운용을 책임지는 자리다. 각종 조건은 까다롭고 처우는 열악하다 보니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공모가 진행돼 결국 연말은 돼야 인선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수장 없이 전장에 나선 운용역들의 노력에도 국민연금은 다른 연기금들과 비교해 비교적 낮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본연의 업무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명분으로 국민연금에 더 크게 목소리를 내라고 강요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는 장기적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지 않고 정치권이 원하는 바를 위해 압력을 넣는 환경에서는 연금사회주의로 직결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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