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반납한 인천공항 제1 터미널 면세매장을 두고 22일 신라와 신세계가 경쟁한다. 어느 사업자가 매장을 취득하느냐에 따라 면세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세청은 이날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인천공항 제1 터미널 면세점 재입찰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 중 사업자를 결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특허심사위원회 면접에서 한인규 신라면세점 대표와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자사의 장점을 설명한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입찰에 참여한 4개 사업자 중 신라와 신세계를 복수 후보로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했다. 롯데가 지난 2월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반납한 인천공항 면세매장의 향수·화장품과 탑승동을 묶은 사업권(DF1)과 피혁·패션 사업권(DF5)의 사업자를 다시 결정하게 된다.
관세청은 운영자 경영능력 (500점),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2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50점) 등 1,000 점 만점으로 업체를 평가한다.
국내 2위 면세사업자인 신라는 풍부한 면세점 운영경험이, 3위인 신세계는 신라보다 높은 입찰금액이 이번 경쟁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신라는 인천공항을 비롯해 홍콩 첵랍콕 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 면세점의 화장품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공항 면세점을 중도 운영 포기한 적 없는 신뢰성 높은 사업자다.
신세계는 DF1과 DF5를 합쳐서 신라보다 입찰가를 672억원 높게 적어 낼 정도로 이번 입찰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신세계는 신라보다 면세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고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지만,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등 신세계의 콘텐츠 개발능력에서 두각을 보였다.
롯데가 반납한 DF1, DF5 두 곳의 연 매출은 합쳐서 9,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총 매출 128억348만 달러(14조2,200억원)의 6∼7%에 해당한다.
관세청이 신라와 신세계 가운데 어느 사업자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면세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점유율은 롯데(41.9%)가 신라(29.7%, HDC신라면세점 포함)와 신세계(12.7%)에 앞섰다. 하지만 롯데가 반납한 DF1과 DF5를 신라가 모두 획득할시 롯데(35.9%)와 신라(35.7%)가 점유율이 사실상 같아진다. 신세계가 모두 사업권을 따내면 점유율 18.7%로 올라서며 롯데(35.9%), 신라(29.7%)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덩치가 커진다.
업계에서는 관세청이 연간 9,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나는 두 사업권을 한 업체에 몰아주지는 않고 하나씩 나눠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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