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6.08%(2,000원) 오른 3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전력의 주가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제일 많이 올랐고 올해 들어 하루 기준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기업용 심야 전기요금 할인 폭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한국전력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이 당장 발전업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중장기적으로는 ESS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심야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기업들이 상업용 ESS 도입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에서 언급돼온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공식화되는 수순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이슈는 국내 ESS 도입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심야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지만 기업들의 ESS 충전요금에 대해서는 할인율을 올리는 등 관련 산업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력소비가 적은 경부하 시간대의 ESS 충전요금에 대해 할인율을 최대 50%까지 올리고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ESS 피크 감축량에 해당하는 기본요금을 세 배 할인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기업들의 상업용 ESS 도입 유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의 ESS 도입이 활성화되면 삼성SDI(006400)와 LG화학(051910) 등 배터리 대형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ESS와 연계해야 고품질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현재 상업용 ESS에 대한 특례요금제 혜택도 크다”며 “삼성SDI가 정부 정책 드라이브에 기반한 내수 특수 속에 2·4분기 영업이익이 1,31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3%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해외 ESS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ESS 시장 확대가 지속될 뿐만 아니라 해외 ESS 시장도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미국이 ESS에 저장된 전력을 송전하고 이에 과금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미국 ESS 시장 확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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