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후보는 24일 입장 발표를 통해 “지난 50년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시점”이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고객사·공급사·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하는 등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시장에서는 변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에너지·소재 등 비철강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래 먹거리와도 연관된다. 특히 최 후보를 가까이서 지켜본 인사들은 그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에너지·소재 등 신산업의 연착륙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한다. 없던 사업을 추가로 벌이기보다는 내실화를 통해 신사업 시장 안착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그는 권 회장 체제에서 가치경영센터장을 지내며 난립한 사업을 구조조정하기도 했다. 실제 한때 71개까지 늘어났던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38개로, 해외 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줄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안팎에서는 리튬 등 신사업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강 그 이상의(Steel and Beyond)’ 기업을 표방한 포스코가 리튬·마그네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 판을 깔아놓기는 했지만 아직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준은 아니다. 일부 계열사 사업의 경우 면밀한 사업성 검토가 부족해 공장을 지어놓고도 운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 후보가 리스크를 짊어지고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스타일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그룹이 추진 중인 신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나름대로 정리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 부문에 대해서는 ‘부문장 경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한다. 포스코는 2월 조직개편 때 철강부문장(COO)을 도입해 철강 부문의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철강 부문의 운영은 COO에게 맡기고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비철강 부문 개혁 등 그룹경영에 집중하는 형태다. 새 체제가 도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근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현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가 철강 부문에서 경험이 적은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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