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사장의 목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아시아 최고의 자산운용사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다. 안정적인 국내 수익에 만족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을 노크하며 다양한 분야의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신기술, 4차 산업혁명, 부동산펀드 분야에서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단 펀드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사장의 해외투자 확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자산운용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대표적인 해외 상품이 벨기에·일본 부동산펀드와 4차산업혁명펀드다. 지난해 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일본 부동산펀드와 벨기에 부동산펀드는 출시와 함께 11초 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특히 벨기에 부동산펀드는 브뤼셀의 CBD(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한 외무부 청사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유럽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치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벨기에 브뤼셀의 오피스 시장이 유럽 주요 도시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낮고 수익률은 높은 시장으로 평가되는 점을 캐치해 상품으로 설계했다. 하반기에는 조 사장이 직접 일본을 오가며 보고 느낀 것들을 토대로 2차 일본 부동산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조 사장의 방은 도쿄 지도와 부동산 관련 그래프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임원들에게 조 사장이 직접 브리핑하며 상품을 설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분야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조 사장의 특화상품이다. 지난해 약 40%의 수익을 낸 ‘한국투자한국의제4차산업혁명’펀드에 이어 ‘한국투자중국4차산업혁명펀드’를 내놓았다. 또 일본 4차혁명펀드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일부 운용사들이 FAANG주(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에 투자하는 미국 4차산업혁명펀드를 자산가와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내놓기는 했지만 중국에 이어 일본 등 4차혁명펀드가 시리즈로 나오는 것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처음이다. 카카오와 삼성SDS 등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형 4차산업혁명펀드에 이어 중국과 일본 펀드까지 출시해 ‘아시아 4차혁명펀드’ 시리즈로 차별화하겠다는 게 조 사장의 전략이다. 조 사장이 미국이 아닌 중국 등 아시아의 4차 산업혁명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중국 시장의 성장잠재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온라인 쇼핑 거래금액과 핀테크 결제금액이 모두 미국을 압도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4차 혁명 기업인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의 매출액은 지난 2016년 기준 1,360억달러와 5,470억달러로 알리바바가 세 배 이상 높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금액도 미국의 50배에 달한다. 미국과 중국의 최대 쇼핑 이벤트인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기간의 매출액도 미국이 65조달러인 데 반해 중국은 460조달러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4차 산업 경쟁력 보유국가로 발전 가능하다”면서 “일본 역시 도쿄올림픽에 맞춰 정부 정책이 4차 산업혁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로봇 산업 등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종목에 투자하는 ‘한국투자글로벌4차밸류체인펀드’도 선보이는 등 꾸준한 도전을 이어간다. 이 펀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성장해나갈 글로벌 혁신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펀드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