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가 하락에 고전하던 CJ E&M(130960)이 반등에 성공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계열사 CJ오쇼핑(035760)과의 합병 이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과 똘똘한 자회사의 지분가치가 상승한 덕분이다.
CJ E&M은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 동력 부재로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눈에 띄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5 거래일간 12% 올랐다. 특히 20일에는 CJ오쇼핑과의 합병이 확정되면서 7%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그만큼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다는 얘기다. 양사의 합병일은 오는 7월1일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글로벌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진화하는 계기로 평가하고 있다. 양사 합병의 단기 시너지를 차치하더라도 연간 9,000억원에 달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확보함으로써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가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드라마·영화·음악에서 기획득한 한국 시장의 장악력을 아태권역 내로 복제·확산하는 전략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경우 하반기 완성작을 중국으로 수출 재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고 영화는 2~3년 이내 해외 프로젝트 비중을 40% 이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됐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하면서 실적과 주가 추세상승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드라마·예능에 더해 커머스까지 입혀 의미 있는 성장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올해 6조5,000억원, 3년 뒤인 2021년에는 75% 성장한 11조4,000억원 규모의 외형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프리미엄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원천 콘텐츠(IP)’ 경쟁력을 강화하고 CJ E&M의 콘텐츠 역량을 다양한 장르로 확대함과 동시에 콘텐츠와 커머스 융합 시너지를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과의 시너지 및 가치 상승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전개되는 드라마 라인업은 7월7일 방영할 예정인 토·일 드라마 미스터션샤인(김은숙 작가, 이병현·김태리 주연)을 필두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현빈·박신혜 주연), 내년 아스달 연대기(송중기·김지원 주연)까지 대작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중으로는 중국향 완성작의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 모멘텀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능의 경우 최근 부진했던 금요 예능을 부활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꽃보다할배 리턴즈(6월29일 방영 예정)를 편성한다. 텐센트 비디오에 포맷을 수출했던 프로듀스101은 4월 말 현지에서 방영돼 누적 3억뷰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유통매출과 디지털 광고매출이 방송 부문 성장을 견인하는 한편 지난해까지 성장이 없었던 광고매출도 후선 채널 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의미 있는 성장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수 CJ E&M 연구원은 “방송 부문은 ‘프로듀스48’을 시작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합병 시너지는 분명 존재한다. 기획부터 제작·홍보·판매 전 영역에서 미디어와 커머스를 결합한 합병 시너지가 있으며 합병법인 CJ ENM은 2021년 합병 시너지에 따른 추가적인 매출액 1조4,0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전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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