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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600년 '과학기술 DNA'를 깨우자]"신기전 화약, 오늘날 '나노'에 버금가는 최첨단기술"

성창모 고려대 초빙교수

세종 과학기술 혁신 리더십

中·싱가포르 더 적극적 계승

당국·과학계 환골탈태 필요





“세종대왕의 과학기술 혁신 리더십을 우리보다 중국이나 싱가포르가 더 적극적으로 계승하고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인제대 총장과 효성기술원 원장을 역임한 성창모(63·사진) 고려대 그린스쿨대학원 초빙교수(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는 최근 연구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 르네상스를 열기 위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리더십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04년 귀국하기 전 오하이오주립대 석사, 리하이대 박사를 거쳐 매사추세츠대 로웰캠퍼스 화학공학과 교수를 지내는 등 미국에서 23년간 연구활동을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20년간 과학기술이 별로 발전하지 못했어요. 5년마다 과학기술 부처가 바뀌고 중장기적으로 국가 장기 연구과제가 흔들려서야 되겠습니까. 앞으로 10~20년 뒤에도 같은 소리가 나올 수 있어요.”

성 교수는 “세종은 국책 연구과제를 10~20년 동안 끈기 있게 창의적으로 추진해 없던 것을 찾아내고 만들었다”며 ‘15세기 최고의 역법’으로 평가받는 칠정산 내외편, 자격루(자동 물시계), 화차와 신기전 등 첨단무기 등을 예로 들었다. 이중 요즘의 로켓 같은 대신기전에서 엽초로 화약을 만드는 과정은 나노와 흡사한 섬세한 미세기술로 나노파우더를 만드는 단계까지 갔다고 소개했다. 세종이 아들(문종)을 시켜 중신기전과 대신기전을 오늘날의 나노기술과 유사하게 발전시켜 결국 신기전을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신기전을 개발할 때 파우더가 폭발하고 난리가 났지만 세종은 좌절하지 않고 격려하며 꾸준히 추진했다”고 설명한 뒤 “결국 의주에서 여진족을 무찌르기도 했고 주로 임진왜란에서 후손들이 덕을 많이 봤다”며 웃었다. 현대에 와서 비록 일본에서 배터리 파우더 기술을 배웠지만 지금은 일본에 앞서 양산하는 것도 세종의 DNA를 받아서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하지만 성 교수는 “중국은 덩샤오핑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이공계 테크노크라트인 장쩌민·후진타오·시진핑까지 과학기술자를 양성해왔다”며 “2008년 천인계획을 세워 2,500명의 우수 과학자를 유치하고 중관천과 칭화대를 중심으로 창업 열풍이 불며 과학기술과 4차 산업혁명 대열에서 한국을 앞질렀다”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그는 또 “싱가포르가 세종 DNA를 가장 잘 발휘한 나라인 셈”이라며 “지난 15년간 과학기술 드라이브를 걸어 연구풍토를 혁신하고 싱가포르국립대와 난양이공대 등 대학의 혁신을 꾀해 2017년 다보스포럼(WEF) 경쟁력 평가에서 세계 3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난양이공대의 경우 외국인 수장에게 전권을 주고 1,300명의 교수 중 750명을 물갈이하는 등 뼈를 깎는 개혁을 했고 싱가포르국립대도 ‘아시아의 과학기술 중심대학을 만들겠다’며 미국 MIT에 2,000억원을 주고 동맹을 맺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부처의 관료들이 1년 반이면 보직이 바뀌어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인공지능 등 인재가 부족한데 현재의 과학기술 리더십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탄소년단(BTS)이 우리말 노래로 빌보드차트 1위를 하며 외국 사람이 한글을 배우는 것은 어마어마한 사건”이라며 “당국과 과학계도 낡은 기득권에서 벗어나 BTS처럼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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