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4분 기준 1,11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종가 1,114.8원보다 4.2원 뛰었다. 1,110원대를 넘어선 이후 2차 저항선으로 꼽히는 1,12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환율 상승은 원화 가치 하락을 뜻한다.
원화 약세는 무역분쟁 긴장 고조에 위안화 약세, 국제유가 상승 등이 작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한 투자 제한 정책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직전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투자 제한 계획이 없다고 한 말을 뒤집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유럽연합(EU)에서 만든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조사를 마무리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슨이 EU의 보복 관세 때문에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긴다고 밝히자 “공장 이전은 절대 안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중국 위안화 약세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보다 0.59% 높인 6.5569위안으로 고시했다. 6거래일 연속 절하다. 다른 아시아 통화와 연동성이 높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도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도 원화 약세에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을 상대로 11월 4일까지 예외 없이 이란 원유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소식에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6% 상승한 배럴당 70.5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가 70달러를 넘어선 건 한달만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조치를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것이라 밝혀 긴장이 높아지고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날 환율은 1,100원대 중후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