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뷰티 편집숍의 벤치마킹 대상인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매장 ‘세포라’가 내년 하반기에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신세계의 시코르, 롯데의 라코스메띠끄, 올리브영, 부츠 등 국내 뷰티 편집숍과 드럭스토어를 비롯해 미샤 등과 같은 토종 뷰티 로드숍과의 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포라는 최근 글로벌 구인·구직 사이트 ‘링크드인’을 통해 2019년 3·4분기에 ‘세포라코리아’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세포라는 링크드인에 세포라 한국 지사의 인력 관리부장 구인 공고를 내고 인재를 물색 중이다. 앞서 세포라는 한국 시장 진출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세포라는 전 세계 뷰티 시장을 편집숍으로 재편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1969년 프랑스에 첫 매장을 연 세포라는 1997년 프랑스 명품 그룹인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에 인수된 후 세를 더욱 확장해 현재는 33개국에 2,3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미국에서만 43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LVMH가 미국에서 벌어들인 돈의 45% 정도가 세포라에서 나오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영토를 넓혀 나가고 있다.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 진출해 있다. 아시아에서 드럭스토어와 자국 뷰티 브랜드가 발달한 일본과 한국만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세포라의 이번 진출은 한국 화장품 시장이 뷰티 편집숍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K 뷰티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세포라 입장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이어 매력적인 기회의 시장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뷰티 브랜드와 화장품 편집숍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형 드럭스토어와 편집숍들은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 구성으로 세포라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 편집매장들과 세포라의 격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편집숍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화장품 편집 매장이 없을 때는 세포라가 대단했지만 K 뷰티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면서 한국 편집 매장도 세계적인 수준에 달했다”며 “세포라가 현지화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략 없이는 한국형 매장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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