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매드독’ 덕분에 이제는 보험범죄특수조사팀(SIU, Special Investigation Unit)이 보험범죄를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고 있다. 사실 SIU는 최근에 생겨난 조직은 아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SIU팀이 자동차보험 사기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01년 4월에 출범했다.
현재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장기, 일반보험 전체를 아우르는 보험사기의 예방과 조사의 첨병이 되고 있다. 특히 이제는 보험상품의 개발 및 인수(U/W), 보험금 지급 등 전 영역에 걸쳐 그 업무의 깊은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신상품 출시 전에 보험사기의 유발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보험금이 지급된 이후라도 보험사기의 혐의가 있는 건들에 대해서는 심도 깊은 분석을 통해 적발하고 환수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은 무려 7,000억원대로 역대 최고치다. 보험사기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합친 사기금액은 지난해 7,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전년 대비 117억원 늘어난 7,302억원을 기록했다. 적발 인원은 총 8만3,535명으로 전년 대비 523명 늘었다. 그만큼 보험사기에 대한 예방이 보험사의 실력이 되는 시대인 셈이다.
KB손보 SIU부는 경찰 및 검찰수사관 출신의 31명의 조사실장과 12명의 스태프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보험산업의 건전한 질서를 유지하고 선량한 보험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영예로운 소명의식을 다짐하며 헌장으로 제정, 선포했다. 업무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띈다. 보험범죄에 대한 대응역량을 강화하도록 보험범죄 아카데미를 열고, 다채로운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직무교육을 실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경찰에서도 KB손해보험 SIU부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 조사실장이 경찰교육원에 초빙받고 있다. 전국의 교통범죄수사팀 수사관을 대상으로 보험사기 조사기법 및 적발사례 등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강한 수사관 인원만도 1,000여명에 달한다.
실제 KB손보 SIU부의 전문성은 입증되고 있다. 부서원 전체의 80%가 국내 유일의 보험사기 조사 전문인력 양성제도인 보험조사분석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제보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오는 제보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2016년 1,760건에서 지난해 1,778건으로 늘어났으며 제보를 통해 연간 50억여원의 손해액을 절감하고 있다. 보험금은 눈먼 돈이며 처벌이 가볍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보험사기 이익금 환수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사기로 피해를 입은 고객의 할증보험료도 환급해주고 있다.
SIU부는 보험사기 파수꾼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SIU부는 60억원 규모의 고액 사망보험금을 가입하고 고의로 터널 벽을 들이받아 탑승객들이 사망한 사고에 대해 공학분석 및 사고 영상 분석을 통해 대법원 최종심에서 고의자살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최종심에서 결정을 뒤집은 첫 사례였다. 또 사무장 병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자동차보험 치료비 청구 등을 사기죄로 판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뿐 아니라 보험사기가 해외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현지 조사를 강화해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KB손보 관계자는 “포렌식 수사와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등 과학적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고의사고 여부를 분석하고 조사하는 기법을 전파해 업계와 수사기관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SIU부는 보험사기 조사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신상품 개발에도 적극 참여해 적극적인 보험사기 예방에 나서고 있다. 신상품 개발 시 보험사기 영향평가 실시를 통해 보험사기 유발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보험사기를 미연 방지하는 것이다. 아울러 상품개발, 인수, 보험금 지급부서 등으로 구성된 보험사기 방지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영해 사기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아울러 KB손보는 2009년 12월 모집종사자의 보험사기 방지기준을 사규로 제정하고 사내 보험사기 제재심의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모집종사자의 보험사기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관련 법령을 준수하도록 해 선의의 보험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KB손보는 보험업계 중 유일하게 행정처분 피해고객 회복절차 안내 및 지원 프로세스를 구축해 고객보호활동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고객응대직원에 대한 보호 조치기준’을 사규로 명문화해 정신적, 물리적 폭력을 일삼는 문제 소비자로부터 콜센터 직원 등 내부 임직원을 보호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KB손보 SIU부의 일당백, 맨파워가 부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그들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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