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이라는 표현이 일상화되고 있는데 주방용품은 단순 아이디어상품이나 재질을 개선하는 방식으로만 개발이 이뤄지더라고요. 앞으로는 다른 품목들처럼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주방용품’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직접 개발에 나서게 됐습니다.”
지난 2016년 박상균(35·사진) 대표가 설립한 피터스팬트리는 별도의 저울 없이 용기만으로 내용물의 무게와 부피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키친저울’과 ‘스마트 계량컵’ 등 스마트 주방용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보통의 저울을 이용할 경우 내용물을 담은 용기의 무게를 제외하거나 다시 무게를 0으로 설정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피터스팬트리의 저울과 계량컵을 이용할 경우 이 같은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보다 쉽게 계량할 수 있다.
주방용품 제조업체를 설립한 데는 과거 레스토랑 주방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박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박 대표는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각 식당마다 레시피가 있는데도 만드는 사람이나 당시의 상황에 따라 계량이 달라지다 보니 결국 맛도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요리에는 음식 재료와 레시피 외에 정확한 계량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저울과 계량컵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피터스팬트리의 설립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가 큰 도움을 줬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2년간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교육생으로 있었던 박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때 자금이 없으면 개발이 쉽지 않은데 연구 개발 등에 있어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며 “자금 외에도 세무적인 부분이나 마케팅 등을 교육받을 수 있었고 전담 교수님으로부터 멘토링도 받을 수 있어 감사했다”고 흐뭇해했다.
지난 2016년 4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한 박 대표는 시장조사에서부터 아이템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쳤고 지난해 12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1년 이상의 시간과 청년창업사관학교에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탄탄하게 창업에 나설 준비를 한 셈이다.
피터스팬트리는 상품 판매를 시작한 지 약 반 년 만에 해외 수출에 성공했다. 지난 5월 대만에 진출한 데 이어 미국과 스웨덴, 호주, 독일, 영국 등에서도 문의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소비재 전시회에 참가했는데 이후 일본의 한 주방용품기업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상품을 수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며 “최근에는 독일 바이어를 한국에서 직접 만나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피터스팬트리는 조만간 음식에 따라 자동으로 적합한 요리 시간을 알려주는 주방용 타이머를 출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도 아직 ‘스마트 주방용품’은 낯선 개념”이라며 “피터스팬트리를 주방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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