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연내 상장을 위해 자회사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종속기업에서 공동기업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회계처리 방식을 바꿔 논란이 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교훈 삼아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009540)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재무제표에 종속기업으로 분류해온 현대쉘베이스오일을 공동기업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2012년 글로벌 에너지업체 쉘과 합작해 세운 윤활기유 제조회사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분 60%, 쉘이 40%를 나눠 갖고 있다.
종속기업일 경우 영업이익을 100% 반영하지만 공동기업으로 변경하면 지분율만큼인 60%만 인식하면 된다. 이렇게 바꾸면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6조3,873억원으로 111억원 늘고 영업이익은 1조1,378억원으로 1,227억원 줄어든다. 올해 1·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3,138억원에서 2,827억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국제 회계기준에 따르면 지분율 50%이면 종속기업, 그 미만이라도 실질적 지배관계에 있으면 종속기업으로 볼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는데 상장을 앞두고 공동기업으로 변경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것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를 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을 앞둔 현대오일뱅크가 흑자 자회사의 지분을 줄여 분식회계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것.
현대오일뱅크는 재무제표를 다시 작성해 다음달 초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예정대로면 오는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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