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구조 개혁과 자치경찰제 같은 중요한 현안들도 끝까지 매듭 짓지 못한 채 여러분에게 숙제를 넘기게 돼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철성(60) 경찰청장이 29일 열린 퇴임식에서 “73년 경찰 역사 앞에 두려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조직으로부터 받은 것에 비해 기여한 게 많지 않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정권 시절인 지난 2016년 8월 취임한 이 청장은 임기보다 정년이 두 달 빨라 이달 퇴임을 맞았다. 이 청장은 “돌이켜보면 청장으로 보낸 지난 22개월은 셀 수 없는 고비와 도전의 연속이었다”며 “대규모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 남북 정상회담 등 전례 없는 난제 앞에서도 우리 경찰은 국민의 안전과 사회질서를 굳건히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이 청장은 후배들에게 “숱한 곤경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헌신으로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동료 여러분이 있었기에 오늘 이 순간을 맞을 수 있었다”며 “여러분의 투철한 사명감과 무궁무진한 역량을 믿기에 저는 이제 기쁜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다. 신임 청장을 중심으로 15만 경찰 가족 모두가 하나 돼 경찰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이 청장은 지난 1982년 순경으로 경찰에 들어와 치안총감까지 전 계급을 거친 유일한 인물로 기록됐다. 역대 경찰청장 중 임기를 마친 사례로는 이택순·강신명 청장에 이은 3번째이지만 정권 교체 이후에도 유임된 사례는 이 청장이 처음이다. 정년을 맞아 퇴임하는 첫 경찰청장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됐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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