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손가락(지정맥)·손바닥(장정맥) 등 생체인증·결제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올 하반기 편의점을 중심으로 ‘핑페이’와 ‘핸드페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하나·BC카드는 CU와 롯데카드는 세븐일레븐과 짝을 지었지만 가맹점에서 생체인증 결제 단말기 설치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게 확산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BC카드는 LG히다찌·나이스정보통신과 손잡고 손가락 정맥 인증을 활용한 ‘핑페이’를 오는 10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편의점 CU 가맹점 일부에 도입하기로 했다. 최다 점포 수를 보유한 편의점 업계 1위 사업자의 영향력을 활용해 지급결제시장의 새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해 7월 손바닥 정맥으로 카드 결제를 대신하는 ‘핸드페이’를 도입해 세븐일레븐 일부 가맹점을 포함해 계열 유통사를 중심으로 총 80여곳에 전용단말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손바닥·손가락 정맥 등 신체 일부를 활용한 생체인식은 각 신체가 지닌 정맥 패턴을 이용해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사람이 인증에 성공하는 확률은 0.0001%도 되지 않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핑페이는 손가락만 활용하는 것이라 인식 장치가 크지 않아 복잡한 가맹점 카운터에 설치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양한 기기에 탑재가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사가 단말기 설치를 지원하는 게 불가능해 20만원에 이르는 단말기의 보급 확대가 대중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지정맥·장정맥 등 생체인증·결제는 플라스틱 카드와 같은 물리적 도구 없이 고유한 생체정보를 지닌 내 몸을 비밀번호 삼아 간편하게 금전 거래를 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개인정보에 이어 신체정보까지 유출될지 모른다는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과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유럽·미국 등에서는 이미 백화점·식당 등 다양한 유통업체에 몸의 일부를 활용한 생체인증·결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카드나 스마트폰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디바이스리스(Deviceless)’ 시대에 맞게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카드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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