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이프(iF·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와 레드닷(Red-Dot Design Award), 미국의 이데아(IDEA·Internationl Design Excellence Awards)는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불리며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프는 지난 1954년, 레드닷은 1955년, 이데아는 1980년에 만들어졌다. 이들 인증마크가 있으면 디자인의 우수성 등을 인정받기 때문에 매년 전 세계에서 수천개의 제품이 출품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인증제도는 단순히 자국 상품의 디자인 인증을 넘어 세계적인 디자인 인증마크로 자리를 잡고 있다.
‘품질’ 외에 ‘디자인’이 제품의 우수성을 보증하는 지표로 사용되면서 우리 정부도 디자인인증마크인 ‘우수디자인(GD)’마크를 개발, 지난 1985년부터 30년이 넘게 운영해오고 있다. GD는 굿디자인(Good Design)의 약자로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디자인 인증마크다.
산업디자인진흥법에 따라 디자인이 우수하고 사용이 편리하며 유지관리가 쉬워 심미성과 기능성, 효율성, 경제성 등이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GD 마크를 부착할 수 있게 하는 정부 인증제다. 지난해까지 출품된 제품은 총 2만9,788개이며, 이 중 1만1,316개가 GD 마크를 취득했다.
과거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GD 선정 상품의 대부분은 금성사의 전기 세탁기나 삼성전자의 브라운관 TV, 삼보컴퓨터 등 당시에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평가받는 네모 반듯하고 단순한 백색가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GD 선정 상품은 고기 불판에서부터 전문가용 의료기기, 청소로봇에 이르기까지 품목은 물론 디자인도 매우 다양해졌다. 지난 2007년 선정된 ‘USB 펜던트’와 지난해 국무총리상을 받은 ‘치과용 엑스레이 기기’, 대통령상을 수상한 ‘공항청소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3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GD는 국내 제품 디자인의 수준과 발전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는 해외상품 신청도 가능해져 글로벌화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디자인의 역할이 제품의 외관을 개선하는 스타일링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 등 서비스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제품군도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는 단순 상품 선정에서 공공환경 및 제도, 산업단지, 안전시설 부문 등을 추가해 선정 분야를 대폭 확대해 선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술혁신이나 사회이슈, 환경, 비즈니스 창출 기여도 등이 높은 상품의 선정을 강화하는 것도 눈에 띈다.
GD 마크는 기업 경영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지난 2007~2009년 GD 마크를 획득한 1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GD 제품 매출액 총액은 약 1조2,000억원으로 기업당 100억원 이상의 매출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성과 중 GD 마크가 기여한 정도는 평균 약 15.4%이며 기업당 약 11억6,000만원에 해당하는 매출액을 발생시켰다는 분석이다. GD 마크 부착에 따른 구매증가율도 5.4∼22.8%였으며, 가격 프리미엄도 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D 마크는 중소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GD 마크의 매출성과 기여도는 대기업이 평균 11%, 중소기업이 평균 16%를 기록했다. 이는 GD 마크 취득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더 높은 매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GD로 선정되면 조달청 우수제품 선정시 우대되며 특허청 디자인 우선 심사대상으로 지정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8 우수디자인(GD)상품 선정제’에 제출할 제품을 오는 6일까지 총 39개 분야에서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는다. 신청대상은 최근 2년 이내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판매를 개시했거나 당해 연도 판매 예정인 상품이다. 신청분야는 제품·커뮤니케이션·포장·공간환경·서비스 등 모두 39개 분야다. 윤주현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은 “디자인은 제품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하나의 과정이 아니라 기획에서부터 개발, 생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경영전략”이라며 “GD가 세계적인 디자인 인증마크로 거듭나는 제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