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발주하는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을 위한 예비사업자에 우리나라도 포함되며 수주를 향한 첫 관문을 넘겼다. 하지만 미국·중국·프랑스·러시아 등 경쟁국들이 모두 예비사업자에 선정돼 앞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우디 원자력재생에너지원(K.A.CARE)으로부터 원전 건설을 위한 예비사업자에 한국전력이 선정된 사실을 공식 통보받았다고 1일 밝혔다. 사우디는 국가 원자력에너지 사업으로 오는 2030년까지 2.8GW 규모의 원전 2기를 도입한다. 이 사업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중국·프랑스·러시아 등 5개국 원전 사업자들이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모두 예비사업자에 포함됐다.
사우디가 2개 또는 3개국만 예비사업자로 선정할 것이라는 애초의 예상을 벗어난 것으로 원자력 업계에서는 사우디가 5개국이 최종 단계까지 경쟁하도록 유도해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우디가 협상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며 “입찰 과정에서 각국 간 여러 차원의 합종연횡 가능성에도 면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원자력 업계 입장에서는 원전 수출을 통해 국내 원자력산업의 돌파구를 찾으려던 상황에서 이번 결과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2·3개국으로 예비사업자가 좁혀졌을 때는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기대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수주 여부를 낙관할 수 없는 탓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예비사업자 발표로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한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도 “참여 의사를 밝힌 5개국 사업자 모두가 선정된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2일 백운규(사진) 장관의 주재로 한국수력원자력·두산중공업 등 관련 기업과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어 사우디 원전 최종 수주를 위한 지원방안을 점검하고 ‘사우디원전지원센터’ 설치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백 장관은 이 자리에서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총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또 최종 수주까지 민관 합동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격월로 열고 관련 사안에 상시 대응하기 위해 사우디원전지원센터를 개소한다. 사우디원전지원센터는 원전 수주를 위한 협업과 정보 공유, 공동 대응을 위한 기구로 사우디의 요구사항 분석, 입찰제안서 작성, 양국 업계 간 실무협의 등을 지원한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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