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특수화학제품 유통기업 아젤리스(Azelis)가 싱가포르지사를 내세워 화장품 원료 도매업체 삼미캠을 인수했다. 아젤리스는 최근 성장세가 눈에 띄는 퍼스널케어, 홈케어 등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사업 확대를 위해 삼미캠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아젤리스 싱가포르지사는 지난 달 삼미캠 지분을 사들였다. 이번 거래 대상은 유만섭 삼미캠 대표 지분을 비롯해 3명이 보유한 구주 71%였으며, 거래대금은 170억원이다.
삼미캠은 지난 1980년 삼미교역상사로 시작해 커온 화장품 원료 등을 도매·수입하며 화학제품을 판매하는 도매업체다. 1985년에는 해외 굴지의 다우코닝(Cow Corning) 생활 소재 대리점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키웠으며, 1994년 삼미캠으로 법인을 전환했다. 이후 제조업에 뛰어들었을 뿐 아니라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신설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아젤리스가 삼미캠을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 인수한 데는 원료사로서 토탈솔루션을 갖췄기 때문이다. 삼미캠은 우수한 수입원료를 소개하고 제공한다. 화장품 제조사의 비용절감을 고려해 공급원에서 철저한 사전 검사를 실시해 고객사의 신뢰도를 확보했고, 혼합탱크를 효율적으로 세척하는 특수약품 관련 제품까지 개발해 상품군을 넓혔다.
삼미캠은 국내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시세이도, 악조노벨 등을 협력사로 두며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직원은 20명 남짓이지만 연 매출액 250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미캠은 레이아웃 단계에서 공개된 원료를 사전 정보수집을 통해 확보하고 발주단계에서 국내사에 공급함으로써 수입화장품보다 오히려 빠르게 제품에 응용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점”이라며 “아젤리스는 삼미캠의 매출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아젤리스는 지난해 모로코지사와 송원산업(004430) 간 제품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화학약품 원료업체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분석이다. 송원산업은 폴리머 안정제, 특수화학 제품군 등을 만드는 화학제품 제조업체다. 아젤리스는 송원산업과 손을 잡음에 따라 모로코, 알제리, 튀지니 등 북아프리카에 PVC 안정제와 폴리머, 특수화학 제품군 등을 유통하고 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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