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거세지는 중국의 ‘조선 굴기’가 한국 조선 업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718만9,558CGT(표준화물선 환산톤)로 시장점유율 27.4%를 기록해 1,100만6,176CGT(41.9%)를 수주한 중국 업체들에 밀렸다. 한국 조선사들은 지난 2011년만 하더라도 시장점유율 40.4%로 중국(34.8%)을 앞섰으나 2012년 이후 6년 연속 중국 업체에 1위를 내줬다.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는데다 중국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조선업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수출입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이 선박은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한다’는 국수국조(國輸國造) 정책을 앞세워 조선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국 내 1·2위 조선사의 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중국선박중공(CSIC)과 중국선박공업(CSSC) 간 합병을 예비승인했다. 이들 업체는 중국 정부가 1999년 7월 중국선박공업총공사 사업부를 분리해 설립한 대형 국유조선사로 중국 해군용 항공모함,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액화천연가스(LNG)선 등 다양한 선박을 제조하고 있다. 두 조선사가 합병할 경우 연간 매출 규모는 총 5,080억위안(약 86조2,940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한국 대형 조선 3사 매출 합계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생산 경험이 축적되면서 생산성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차이가 좁혀지고 있으며 인건비 경쟁력도 여전히 한국 업체를 앞서고 있어 갈수록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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