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047810)(KAI)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주가가 지난 2016년 이후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한화 측에서 지분을 황급히 매각한 것에 대해 당황하는 모습이다.
1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 지분 584만7,511주(5.99%)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금액은 2,514억원 수준이다. 매각 예상 가격은 이날 종가(4만3,000원)에서 할인율 3~7%를 적용한 4만~4만1,710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1월 한국항공우주 지분 4.01%를 처분한 바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한국항공우주의 민간 기업 주주는 모두 사라졌다. 2016년 당시 현대자동차그룹과 두산그룹은 각각 보유 중이던 지분 10%, 4.99%를 모두 매각했다. 현재 대주주는 수출입은행(26.41%), 국민연금(7.02%)이 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글로벌 항공엔진 업체로의 도약을 위한 미래 투자재원 확보”라면서도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도 일부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황급한 지분 매각이 다소 의아스럽다는 평가다. 항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테크윈 등은 한국항공우주의 협력사기 때문에 윈윈 관계”라면서 “특히 한화테크윈 엔진은 한국항공우주와 사업 연관성이 높은데 성급하게 지분을 매각한 것이 의아하다”고 전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최저가 수준인데 저렴한 수준에서 지분을 매각한 것은 예상 밖”이라고 밝혔다. 2015년 10만원까지 치솟았던 한국항공우주의 10일 주가는 4만3,000원으로 2014년 수준까지 떨어졌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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