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3월 5G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장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1위를 기반으로 전세계 시장에서도 5년 내 ‘톱(Top)3’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네트워크사업부를 최근 대대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무선사업부와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 내 생활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인력이 네트워크사업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크사업부 23개 직무 영역에서 경력직 공개채용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경북 구미사업장의 네트워크사업부를 경기 수원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지난해 3%의 점유율에 머무른 반면 중국 화웨이는 28%로 전세계 1위에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5G 시대에선 화웨이와 경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최근 “미국과 한국, 일본 등 5G 상용화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입지를 높여 2021년까지 점유율을 20%대로 올리고 5년 뒤 톱3 안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으로 화웨이의 미국 통신장비 시장 진출이 사실상 막혀 있는 점은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는 초고주파 28GHz 대역을 주 대역으로 삼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과 28GHz 대역의 5G 고정형 무선 액세스(FWA)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AT&T와는 5G 시범 서비스를, T모바일과는 5G 공동 연구를 각각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화웨이의 도전을 막아 시장점유율 1위(40%대)를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013년 LTE(롱텀에볼루션) 망 구축 당시 LG유플러스(032640)와 손을 잡고 국내에 처음 진출한 뒤 국내 이통 3사가 주력망으로 활용하는 3.5GHz 대역에서 기술력이 앞서 있다는 점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3.5GHz 대역에서 100MHz폭 장비 개발을 완료해 5G 상용화 일정에 맞추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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