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철강산업의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 자동차·조선 등 후방산업 부진,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버텨내지 못한 중견 철강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면서 한국철강협회에 소속된 24개 철강회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포스코·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 등 빅3를 제외한 나머지 21개 중견 철강사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6,321억원으로 5년 전인 지난 2012년(6,471억원) 대비 2.4% 감소했다. 이 중 영업익이 역성장한 곳은 세아제강·고려제강·DSR제강 등 10개 업체로 전체의 절반이나 됐고 동부제철과 동양철관은 적자 전환했다. 특히 화인베스틸과 동일제강·영흥철강·만호제강 등은 영업이익이 70% 이상 급감했다. 중견업체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 중견사 21곳의 전체 임직원은 2012년 1만명을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9,181명으로 13.4% 줄었다. 고용을 늘린 기업은 전체의 3분의1인 7곳밖에 없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철강산업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포스코뿐 아니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중견업체들의 존재감이 컸다”며 “중견 철강사들이 무너지면 산업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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