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팽팽한 교섭 여정이 13일 종착점에 다다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안건을 논의한다.
류장수 위원장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으로 제시한 14일 제15차 전원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이는 회의가 길어져 자정을 넘길 경우 차수만 바꾸는 것으로, 14차 회의의 연장으로 여겨진다. 사실상 마지막 전원회의가 이날 시작되는 셈이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으로 1만790원을, 경영계는 7,530원(동결)을 각각 제시했다. 이번 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수정안을 제시하며 격차를 좁힐 기로에 놓여있다. 노·사의 입장차가 워낙 커 결론은 쉽게 나지 않을 전망이다.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이날 밤, 늦으면 14일 새벽께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되는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해 불참 선언을 한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은 이번 회의에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적용하는 방안이 부결된 데 반발해 집단 퇴장한 사용자위원 9명도 이번에 전원 참석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용자위원이 전원 불참하더라도 공익위원 9명과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만 나오면 의결 정족수는 충족한다.
최저임금법상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두 번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불참하면 이들 중 어느 한쪽이 빠지더라도 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사용자위원은 지난 11일 회의에 전원 불참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안 나오면 두 번째 불참이 된다.
이번 회의에서도 과거와 같이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 안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해 수정안을 내도록 하거나 절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정부가 위촉한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공익위원들은 대체로 정부의 입장을 반영해왔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실현해야 한다는 원칙론이 공존하고 있어 공익위원들이 어떤 쪽으로 의견을 좁혀갈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최저 수준의 임금을 정해 모든 사업주가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로, 최저임금 수준은 노동자 생활 수준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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