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주요 행사인 퀴어퍼레이드(거리행진)가 일부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막아 세우며 애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에 따르면 거리행진 예정 시간은 애초 14일 오후 4시30분께 였지만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잇달아 도로를 점검하며 일정이 지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4시13분께 20여 명 가량의 기독교 단체 회원들은 서울시청 신관 우측 도로를 점거하며 거리행진 무산 시도에 나섰다. 그러나 이내 경찰 병력이 투입돼 이들을 도로에서 끌어냈다. 또 오후 4시20분께는 한 남성이 거리행진 인도 차량 앞을 가로 막아 곧장 경찰에 이끌려 나갔다.
거리행진을 앞둔 오후 4시29분께는 기독교 단체 회원 40여 명이 을지로입구역 8번 출구 앞 도로로 뛰어 나와 서로 팔짱을 끼고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들과 경찰 간 대치는 15분 가량 이어지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농성 중 이들은 ‘동성애 절대 반대’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어 두 차례 가량 롯데백화점 맞은편 도로를 20여 명 가량이 점거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잇단 기독교 단체의 도로 난입으로 이날 퀴어퍼레이드는 오후 4시45분께 출발했다. 예정된 시간인 오후 4시30분 보다 15분가량 지연된 것이다.
인도에서 집회 행렬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기독교 단체의 도로 난입은 너무하다는 입장이다. 김포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보기 위해 온 최모(32) 씨는 “서로 다른 주장을 외칠 권리는 모두에게 있다”면서도 “애초 집회를 신고할 때 행진을 신청한 퀴어문화축제 측의 행진할 권리를 보장해야 되지 않냐”고 되물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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