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HMM(011200) 지분율이 70%를 넘게 됐다. 7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다.
17일 HMM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7200억 원 규모 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기존 67.06%에서 71.69%로 높아졌다.
이번 전환은 정부가 보유한 마지막 영구채 물량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전환가액보다 높은 주가 상황에서 전환하지 않으면 배임”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해운 업계는 이번 조치로 HMM 민영화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2023년 매각 당시 정부 지분가치는 6조 원대였으나, 현재는 12조 원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10조 원 이상을 현금으로 지불할 기업은 없다”며 “HMM이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지분을 낮춰야 인수자 부담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 경기 침체도 민영화에 부정적 요인이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지난해 3분기 3082에서 현재 1395로 하락했다. HMM의 SK해운 인수도 변수다. HMM은 SK해운 일부 사업부 인수를 위해 2조 원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MM 몸값 추가 상승 요인으로 인수 측 부담이 커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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