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국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동국제강의 브라질 법인이 홀로 웃고 있다. 미국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시행하면서 올해 한국산 철강재 수입을 2015~2017년 평균 수입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한 반면 브라질은 100% 쿼터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슬래브의 대미 수출 가격은 지난 5월 톤당 576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말 톤당 465달러 대비 23.9% 가까이 올랐다. 미국의 해외 철강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국 내수 철강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2016년 브라질에 세운 합작법인 CSP제철소가 이 같은 미국 슬래브 가격 상승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미국에 철광석·슬래브 등의 원료와 반제품을 공급하는 중요한 무역 대상국이어서 이번 미국 정부의 232조 시행 과정에서 100% 쿼터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CSP제철소는 전체 생산 물량 중 10~15% 정도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예년보다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철강사들은 미국의 수입제한 조치 이전에 대규모 물량 밀어내기로 미국 철강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반면 동국제강의 브라질 CSP제철소는 2016년 가동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라 오히려 수혜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제강의 브라질 CSP 제철소는 브라질 철광석 회사인 발레(50%)와 동국제강(30%), 포스코(20%)가 출자한 합작 법인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